학교폭력 해당 여부는 네 요소로 판단한다 - 초등 1학년 서면사과 취소 대법원 판결
학교폭력 해당 여부는 학교폭력예방법 제2조 제1호의 정의에 들어맞는지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대법원은 행위의 경중, 경위와 앞뒤 사정, 학생들의 나이와 관계를 고려한 보호와 선도·교육의 필요성까지 종합하라고 했다. 양쪽 모두 자기 쪽 사정을 기록으로 남겨야 하는 기준이다.
학교폭력 해당 여부, 학폭위부터 대법원까지 다섯 단계의 판단
이 사건은 학폭위의 서면사과 조치가 행정심판에서 취소된 뒤, 피해학생 측이 그 재결의 취소를 구한 행정소송이다. 원고는 피해학생 측, 피고는 경기도교육청행정심판위원회이고 상대 학생은 당사자가 아니다.
1심인 수원지방법원 2025. 2. 27. 선고 2024구합71917 판결은 유형력 행사와 피해 결과를 기준으로 학교폭력을 인정했고, 원심인 수원고등법원 2026. 4. 24. 선고 2025누745 판결은 나이와 사과 이후의 사정을 들어 인정하지 않았다. 사실관계를 다르게 본 것이 아니라 어느 사정을 앞세울지에서 갈렸다.
| 쟁점 | 1심 (재결 취소) | 원심 (청구 기각) |
|---|---|---|
| 행위의 평가 | 단상에서 또래를 밀면 다친다는 것은 입학 연령이면 아는 일이고, 타박상 진료가 있으니 신체적 피해를 수반한 폭행이다 | 유형력 행사이기는 하나 행위의 태양, 피해 정도, 만 7세의 통제 능력을 보면 학교폭력으로 다룰 폭행이라 하기 어렵다 |
| 나이 | 법에 나이의 하한이 없다. 어리다는 이유로 문언 밖으로 빼면 선도·교육 조치를 받을 기회가 사라진다 | 촉법소년 연령에도 이르지 못한 만 6~7세다. 해당 여부를 엄격히 보고 행정심판위원회의 교육적·전문적 판단을 존중한다 |
| 사과와 신고 시점 | 사과는 조치 수위의 고려사항이지 해당 여부의 요소가 아니다. 신고 기한 규정이 없어 늦은 신고는 근거가 못 된다 | 이튿날 사과, 보호자 대면 사과, 공개 사과로 반성과 화해의 정도가 높다. 신고 경위를 보면 보호자가 처음에는 조치 대상으로 여기지 않았다 |
| 결론 | 경미하더라도 해당하면 조치해야 하므로 명백한 폭행을 인정조차 하지 않은 재결은 위법하다 | 서면사과가 없어도 보호와 교육의 목적을 이룰 수 있으므로 재결은 적법하다 |
어리고 가볍다는 이유로 문언의 한계를 넘어 학교폭력을 부정하면 오히려 선도·교육 조치를 받지 못하게 된다고 보고 재결을 취소했다.
만 7세 학생의 행위가 조치로 선도할 정도에 이르지 않는다고 판단해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청구를 기각했다.
대법원이 정한 네 가지 고려 요소와 근거 조문
대법원은 정의 문언 외에 행위의 경중, 경위와 앞뒤 사정, 나이와 관계, 보호와 선도·교육의 필요성 네 요소를 종합하라고 했다. 대법원 2026. 9. 3. 선고 2026두30954 판결이 든 근거는 네 가지였다. 법의 목적이 보호와 선도·교육, 분쟁 조정에 있다는 점, 교육기본법 제9조(학교교육) 제3항의 전인적 교육에 비추어 학생의 인지·판단 능력이 발달하는 단계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 교육기본법 제12조(학습자) 제1항과 학교폭력예방법 제3조(해석·적용의 주의의무)에 비추어 문언에 맞아 보이는 행위를 전부 학교폭력으로 다루면 모든 갈등이 학교폭력이 되어 상대 학생의 권리를 해친다는 점, 제17조 제1항의 조치가 학습의 자유를 넓게 제한한다는 점이다. 기속행위 위반이라는 상고이유는 원심과 다른 전제에 선 주장이라 받아들이지 않았다.
어떤 행위가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는 정의에 문언상 부합하는지뿐만 아니라 행위의 경중, 발생 경위나 전후 사정,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의 연령이나 관계 등을 고려한 피해학생의 보호 및 가해학생의 선도·교육의 필요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상고를 기각했다.
학교폭력예방법 제2조 제1호 「“학교폭력”이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유인, 명예훼손·모욕, 공갈, 강요·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 따돌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 정보 등에 의하여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한다.」
학교폭력예방법 제3조 「이 법을 해석·적용하는 경우 국민의 권리가 부당하게 침해되지 아니하도록 주의하여야 한다.」
상대 학생 측과 피해학생 측이 각각 남겨야 할 기록
네 요소는 한쪽을 위한 기준이 아니므로 조치를 다투는 쪽과 구하는 쪽이 각각 다른 기록을 준비해야 한다. 화온은 학교폭력 전담센터에서 상담을 받으면 행위 자체보다 사안조사 보고서와 학폭위 판단 요소 의결값을 먼저 읽는다. 이 사건처럼 심각성·지속성·고의성이 낮게 의결된 기록은 다투는 쪽의 자료가 되고, 지속성이 있다고 의결된 기록은 구하는 쪽의 자료가 된다. 가장 자주 비는 자료는 사과와 관계 회복의 날짜를 적은 기록이고, 하지 않는 일은 학생의 나이만으로 결론을 미리 정하는 것이다.
학폭위 심의 전에 양측이 갖출 것
- 조치를 다투는 쪽: 행위가 일어난 경위, 사과한 날짜, 상담 이행 내역을 날짜 순으로 적은 기록
- 조치를 구하는 쪽: 되풀이된 사실과 그 기간, 다친 내용을 사건 직후에 확보한 자료. 진료 기록과 당시 확인서다
- 양측 공통: 사안조사 보고서와 학폭위 판단 요소 의결값. 행정심판과 소송에서 양쪽 모두 인용한다
"학교폭력 사건을 받으면 밀었는지 맞았는지보다 사안조사 보고서의 특이사항란과 판단 요소 의결값을 먼저 본다. 거기에 신고 경위와 심각성·지속성·고의성의 평가가 적혀 있고, 행정심판위원회와 법원이 읽는 순서도 같다. 나이만 보고 결론을 정하는 일은 하지 않는다."
오정환 · 법무법인 화온 대표변호사 (前 김앤장 법률사무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