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를 재산범죄로 고소할 수 있을까 - 2025년 친족상도례 폐지로 달라진 것 | 법무법인 화온
2025년 12월 31일 시행된 개정 형법은 친족상도례의 '형 면제'를 없애고 모두 친고죄로 바꿨다. 특히 그동안 금지되던 직계존속(부모·조부모) 고소가 가능해졌다. 2024년 6월 27일 이후 저지른 범행부터 적용되며, 그 사이 발생한 사건은 시행일부터 6개월 안에 고소해야 한다. 절도·사기·횡령·배임은 대상이지만 강도·손괴는 제외된다.
친족상도례란, 그리고 무엇이 바뀌었나
친족상도례란, 친족 사이에 벌어진 재산범죄에 대해 형을 면제하거나 고소가 있어야만 처벌하도록 한 형법상 특례를 말한다. 친족상도례는 형법 제328조에 규정되어 있다. "법은 가정의 문턱을 넘지 않는다"는 오랜 관념에서 비롯된 이 제도는 1953년 형법 제정 때부터 있었다. 그동안 친족상도례는 가족 간 고소를 사실상 봉쇄해 왔다. 문제는 이 특례가 가족의 화목을 지키기보다, 부모가 자녀의 재산을 가로채고도 처벌받지 않는 방패로 악용되어 왔다는 점이다.
형법 제328조가 2025년 개정되며 핵심이 두 가지 바뀌었다. 첫째, 친족상도례의 핵심이던 '필요적 형 면제'가 완전히 사라졌다. 직계혈족·배우자·동거친족 사이의 재산범죄도 이제 형을 면제받지 못한다. 둘째, 친족의 원근이나 동거 여부를 가리지 않고 모두 친고죄, 곧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처벌하는 범죄로 통일됐다.
- 가까운 친족 간 재산범죄는 형이 면제되어 처벌 불가(주된 장벽)
- 직계존속은 여기에 더해 고소 자체도 금지(추가 장벽)
- 피해자 의사와 무관하게 형사대응 봉쇄
- 형 면제 폐지 — 친족 간 재산범죄도 친고죄로 처벌 가능
- 직계존속도 고소할 수 있다(특례 신설)
- 피해자가 고소하면 기소·처벌
부모·조부모를 고소할 수 있게 된 이유
개정의 방아쇠는 헌법재판소였다. 헌법재판소 2024. 6. 27. 선고 2020헌마468 결정은 친족 간 재산범죄의 형을 일률적으로 면제하도록 한 형법 제328조 제1항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로 헌법불합치를 선고했다.
친족 간 재산범죄에 대해 피해 정도나 피해자의 처벌 의사를 전혀 따지지 않고 일률적으로 형을 면제하도록 한 것은,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
제도 자체가 아니라 '일률적 형 면제'가 위헌이라는 취지다. 헌재는 2025년 12월 31일을 시한으로 국회에 개선입법을 명했고, 그 결과가 이번 개정이다.
2025년 12월 31일 시행된 개정 형법(법률 제21307호) 제328조 제1항은 친족 간 재산범죄를 친고죄로 규정하면서, 단서에 결정적인 문장을 넣었다. "「형사소송법」 제224조에도 불구하고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고소할 수 있다"는 특례다. 원래 형사소송법 제224조는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은 고소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었는데, 개정 형법이 재산범죄에 한해 이 금지를 풀어준 것이다. 그 결과 부모·조부모가 자녀 명의의 예금이나 부동산, 보험금을 빼돌린 경우처럼, 그동안 고소장 접수조차 되지 않던 사안을 이제는 형사절차에 올릴 수 있게 됐다.
언제 저지른 범행이냐가 결정한다
개정법이 어떤 사건에 적용되는지는 범행을 저지른 시점으로 갈린다. 세 구간으로 나뉜다.
가장 주의할 구간은 ②다. 헌재 결정일인 2024년 6월 27일부터 개정법 시행 직전까지 벌어진 사건은, 부칙 특례에 따라 시행일(2025년 12월 31일)부터 6개월까지만 고소할 수 있다. 이 소급은 없던 처벌을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형 면제를 없애는 대신 고소라는 조건을 붙이는 구조여서 형벌불소급 원칙과 충돌하지 않는다. 다만 6개월이라는 짧은 시한이 걸리므로, 그 시기에 부모·친족의 재산 착취를 겪었다면 시한부터 확인해야 한다.
고소가 되는 범죄, 안 되는 범죄
친족상도례가 적용되는 재산범죄란, 절도·사기·횡령·배임·공갈·장물처럼 형법 제344조·제354조·제361조·제365조가 준용 규정으로 특례를 미치는 범죄를 말한다. 친족상도례는 재산범죄 전반에 적용되지만, 전부는 아니다. 어떤 죄명으로 구성되느냐에 따라 고소 요건이 달라진다.
- 절도·사기·횡령·배임·공갈·장물 — 친족상도례가 적용되는 재산범죄. 친고죄이므로 고소가 있어야 처벌한다.
- 강도·손괴 — 친족상도례가 적용되지 않는다. 친족 사이라도 고소 없이 일반 원칙대로 처벌된다.
- 장물죄(형법 제365조) — 본범과 배우자·직계혈족 등 관계이면, 종전에는 형을 필요적으로 감면했으나 개정 후에는 법원이 감면 여부를 재량으로 정한다.
- 친족이 아닌 공범 — 그 공범인 피의자는 고소가 없어도 수사·처벌 대상이 된다.
이 영역에서 죄명 구성은 결과를 크게 바꾼다. 예컨대 부모가 자녀 명의 계좌에서 돈을 인출한 사안이라도, 그 계좌의 실질 관계나 예금의 귀속에 따라 절도·횡령·사기 중 어느 죄가 성립하는지가 달라지고, 은행·카드사 등 제3자가 피해자로 개입하면 애초에 친족상도례가 적용되지 않기도 한다. 죄명과 피해자 구성을 어떻게 잡느냐가 고소 가능 여부와 직결된다.
"고소 사건은 죄명을 어떻게 구성하고 무엇을 입증 목표로 삼느냐에서 갈립니다. 검찰에서 수사와 기소 단계를 지켜본 경험에 비추면, 친족 간 사안일수록 자금의 흐름과 명의의 실질을 처음부터 정확히 짚어야 합니다. 개정으로 문이 열렸지만, 문을 여는 것과 통과하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이희권 · 법무법인 화온 고문변호사 (前 대구지방검찰청 형사1부장검사)
고소 전에 확인할 것
부모·조부모를 고소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다음 순서로 준비한다.
개정 형법 조문은 국가법령정보센터의 형법 제328조에서, 헌재 결정 전문은 헌법재판소 결정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재산이 이미 제3자에게 넘어간 경우라면 형사 고소와 별개로 민사상 반환청구·보전처분을 함께 검토해야 회수로 이어진다. 흩어진 정황을 법원 절차로 증거화하는 방법은 증거 확보 방법론 가이드에서 다룬다.
개별 사건에서 고소 가능 여부와 죄명 구성은 재산의 귀속·명의의 실질·범행 시점에 따라 달라진다.
자주 묻는 질문
가족을 고소한다는 것, 혼자 결정하기 어렵다면
상담 문의하기검찰 부장검사 출신 이희권 고문변호사와 김앤장 출신 오정환 대표변호사가 이끄는 화온이, 죄명 구성부터 고소기간까지 사안을 함께 점검합니다 · 02-2135-4211 · 서울 영등포구 은행로 30, 7층 · 본 상담 안내는 변호사법에 따른 광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