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등이용촬영죄 처벌 기준과 대응: 레깅스 판결이 가른 유무죄
카메라등이용촬영죄는 촬영물 하나를 두고 네 가지를 묻는다. 사람의 신체 자체를 찍었는가, 부위·각도·부각이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정도인가,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했는가, 그 뒤 촬영물이 어디로 갔는가. 법정형은 7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이고 미수도 처벌한다.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 규정이 없어 합의로 사건이 끝나지 않고, 벌금형이 나와도 신상정보 등록 대상이 된다. 공소시효는 7년이다.
목차
카메라등이용촬영죄 성립 요건과 형량: 7년 이하 징역, 공소시효 7년
카메라등이용촬영죄는 카메라나 그와 유사한 기계장치로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할 때 성립한다. 근거는 성폭력처벌법 제14조(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제1항이고, 법정형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다. 흔히 ‘불법촬영’이나 ‘몰카’로 부르는 행위가 이 조문이고, 줄여서 ‘카촬죄’라고도 한다.
④ 제1항 또는 제2항의 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소지ㆍ구입ㆍ저장 또는 시청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시행 2025. 10. 1.] 법률 제21066호 · 제1항은 2020. 5. 19. 개정, 제4항은 같은 날 신설 · 제2항(반포등)·제3항(영리 정보통신망)·제5항(상습)은 아래 표에 정리했다
카메라등이용촬영죄의 요건은 촬영 도구, 촬영 대상, 촬영대상자의 의사 셋이다. 도구와 의사는 대부분 다투기 어렵다. 휴대전화 카메라는 조문의 기계장치이고, 상대가 촬영 사실을 몰랐다면 의사에 반한 것으로 본다. 그래서 결론을 가르는 것은 촬영 대상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인가이고, 대법원은 이를 옷차림 하나로 정하지 않고 촬영 경위·각도·거리·부각 여부를 함께 보아 정하라고 한다.
카메라등이용촬영죄의 공소시효는 7년이다. 형사소송법 제249조(공소시효의 기간) 제1항 제4호가 장기 10년 미만의 징역에 해당하는 범죄의 시효를 7년으로 정하고, 카메라등이용촬영죄의 징역 상한이 7년이기 때문이다. 피해자가 미성년자이면 성폭력처벌법 제21조(공소시효에 관한 특례) 제1항에 따라 피해자가 성년이 된 날부터 시효가 진행한다. 같은 조 제2항의 DNA 증거 10년 연장은 제3조부터 제9조까지의 죄에만 적용되고 제14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레깅스 판결: 같은 옷차림에서 유죄와 무죄를 가른 것
촬영 대상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인지는 옷차림만이 아니라 촬영 경위와 각도, 부각 여부를 종합해 정한다. 대법원이 2020년 12월 레깅스 사건에서 밝힌 카메라등이용촬영죄의 판단 방법이고, 그 뒤 하급심은 이 방법을 그대로 적용해 유죄와 무죄를 나눴다.
버스 안에서 레깅스를 입은 피해자의 엉덩이 부위 등 하반신을 약 8초간 동영상으로 촬영한 사안에서, 촬영 대상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인지는 피해자와 같은 성별·연령대의 평균적인 사람들의 관점에서 보되 옷차림과 노출 정도, 촬영자의 의도와 경위, 장소·각도·거리, 원판 이미지, 특정 부위의 부각 여부를 종합해 구체적·개별적·상대적으로 정해야 한다고 판시하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했다.
이 사건은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18고정1006 벌금 70만 원, 의정부지방법원 2018노3606 무죄를 거쳐 파기됐고, 환송 후 의정부지방법원 2021. 11. 2. 선고 2020노3248 판결이 항소를 기각해 벌금 70만 원으로 확정됐다. 레깅스가 일상복이라는 사정만으로는 촬영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길에서 레깅스를 입고 걸어가는 피해자의 옆모습과 뒷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사안에서, 하의가 몸에 달라붙지 않아 신체 굴곡이 드러나지 않았고 일반 바지인지 레깅스인지 바로 분간되지 않는 정도였으며, 특정 부위를 확대하거나 부각하지 않았고 피고인의 휴대전화 포렌식에서 다른 사람의 신체를 부각한 영상이 나오지 않았다는 사정을 들어 무죄를 선고했고, 항소가 기각돼 확정됐다.
두 사건을 가른 것은 옷이 아니었다. 엉덩이 부위를 향한 각도와 시간, 다른 촬영물의 존재 여부였다. 포렌식 결과가 무죄 판단의 근거로 쓰인 점을 찍은 쪽과 찍힌 쪽 모두 기억해 두어야 한다.
두 판결을 나란히 두면 카메라등이용촬영죄에서 법원이 실제로 확인하는 항목이 보인다. 어느 부위를 향했는가, 얼마나 오래 찍었는가, 확대하거나 따라가며 찍었는가, 같은 기기에 비슷한 촬영물이 더 있는가. ‘한 장뿐’이라는 진술은 포렌식이 뒷받침할 때만 설득력이 있고, 반대로 한 장이라도 특정 부위를 부각했다면 짧은 촬영이라는 사정은 무죄 사유가 되지 못한다.
촬영 미수·소지·시청의 처벌과 촬영물 반포·제공의 경계
카메라등이용촬영죄는 촬영에 이르지 못한 미수도 처벌하고, 촬영물을 갖고 있거나 본 행위도 별도의 죄가 된다. 성폭력처벌법 제15조(미수범)가 제14조를 미수 처벌 대상으로 열거하고, 제14조 제4항이 소지·구입·저장·시청을 처벌한다. 다만 같은 법 제15조의2의 예비·음모 처벌은 제3조부터 제7조까지의 죄에만 있고 제14조에는 없다.
촬영이란 기계장치의 필름이나 저장장치에 피사체의 영상정보를 입력하는 행위이므로, 피해자가 있는지 살피다가 포기한 정도는 준비행위에 그치지만, 카메라 기능이 켜진 휴대전화를 화장실 칸 너머로 넘겨 화면에 피해자의 모습이 보이게 한 것은 영상정보를 입력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행위를 개시한 것이어서 실행의 착수가 인정된다고 보아 촬영 미수 유죄를 유지했다.
저장 버튼을 누르지 않았거나 파일이 남지 않았다는 사정은 미수를 부정하는 근거가 되지 못한다. 반대로 카메라 앱을 켠 채 주변을 둘러본 정도라면 착수 전이다.
카메라등이용촬영죄의 촬영 대상은 사람의 신체 자체여야 한다. 대법원 2018. 8. 30. 선고 2017도3443 판결은 성관계 동영상을 컴퓨터로 재생한 뒤 모니터 화면을 휴대전화로 다시 찍은 사진은 신체 이미지가 담긴 영상을 찍은 것이지 신체를 찍은 것이 아니어서 제14조 제1항의 촬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이 판결은 2020년 5월 19일 개정 전 사안이다. 개정으로 제2항의 반포등 대상에 ‘복제물’이 들어갔으므로, 원본을 다시 찍은 파일을 퍼뜨리는 행위는 이제 제2항으로 처벌된다. 제1항의 촬영 요건이 신체 자체라는 판단만 그대로 남아 있다.
| 행위 | 조문 | 법정형 | 판단 기준 |
|---|---|---|---|
| 의사에 반한 촬영 | 제14조 제1항 | 7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 | 신체 자체 · 부위·각도·부각 종합 판단 |
| 촬영 미수 | 제14조 제1항 · 제15조 | 제1항과 같음(미수 감경 가능) | 렌즈를 대상에 향해 초점을 맞춘 단계부터 착수 |
| 촬영물·복제물 반포등 | 제14조 제2항 | 7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 | 동의하고 찍은 영상도 사후 유포면 성립 |
| 영리 목적 정보통신망 반포 | 제14조 제3항 | 3년 이상 유기징역 | 벌금형 없음 |
| 소지·구입·저장·시청 | 제14조 제4항 |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 | 2020년 5월 19일 신설 · 전송받아 보관한 파일 포함 |
| 상습 | 제14조 제5항 |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형의 2분의 1 가중 | 같은 기기의 누적 촬영물이 근거가 된다 |
촬영물 반포와 제공은 대상 인원으로 갈린다. 대법원 2016. 12. 27. 선고 2016도16676 판결은 반포를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무상으로 교부하는 것으로, 제공을 반포에 이르지 않는 무상 교부로 보았다. 반포할 의사 없이 특정한 한 사람에게 보낸 것도 제공이어서 제2항이 성립한다. 지인 한 명에게 메신저로 보낸 파일도 촬영물 반포 조항인 제2항의 제공이다.
지금 어느 쪽에 있는가에 따라 먼저 확인할 것이 다르다
카메라등이용촬영죄 사건의 첫 판단은 촬영물이 무엇을 어떻게 담았는가이고, 찍힌 쪽과 찍은 쪽 모두 촬영물 원본과 기기의 포렌식 결과로 그 판단을 한다. 그 자료가 없는 상태에서 진술 방향을 먼저 정하면 나중에 자료가 진술을 뒤집는다.
촬영물을 두고 지금 어느 위치에 있는가
현장이라면 촬영 사실의 확인과 112 신고가 먼저다. 기기를 빼앗거나 직접 삭제하게 하면 증거가 사라진다. 경찰이 기기를 확보하게 하고, 시각·장소·상대 특징을 메신저로 자신에게 보내 둔다.
촬영물을 지우지 않는다. 삭제는 증거인멸로 평가되고 복구되면 진술의 신빙성까지 잃는다. 조사 전에 촬영물의 부위·각도·시간과 다른 촬영물 유무를 변호인과 먼저 보고 인정할 부분과 다툴 부분을 나눈다.
유포 경로의 URL·계정·게시 시각 캡처를 먼저 남기고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삭제 지원을 요청한다. 동의하고 찍은 영상이라도 사후 유포는 제2항이므로 고소가 가능하다.
화온이 찍은 쪽의 카메라등이용촬영죄 사건을 맡으면 진술서보다 먼저 보는 것은 압수된 기기의 목록과 포렌식 범위다. 촬영물이 한 건인지, 같은 기간에 비슷한 각도의 파일이 더 있는지에 따라 제5항의 상습 판단과 양형이 갈리고, 레깅스 무죄 사건에서도 다른 촬영물이 없다는 포렌식 결과가 무죄 근거의 하나였다. 찍힌 쪽의 사건이라면 반대로 촬영물이 부위를 부각했는지를 첫 조사 전에 진술로 특정해 두어야 하며, 그 진술이 없으면 일상적인 뒷모습으로 정리될 여지가 생긴다.
조사 통지를 받고 촬영물을 지우는 경우가 가장 많다. 삭제된 파일은 포렌식으로 복구되는 일이 흔하고, 복구되면 없다고 한 진술이 함께 무너진다. 복구되지 않더라도 삭제 자체가 죄증인멸로 평가돼 구속 사유와 양형에 불리하게 작용한다.
"불법촬영 사건에서 우리가 첫 조사 전에 빠짐없이 하는 일은 촬영물을 의뢰인과 같이 보는 것이다. 몇 초인지, 어디를 향했는지, 확대가 있는지를 촬영물로 확인하기 전에는 인정할지 다툴지를 정하지 않는다. 기억은 촬영물보다 언제나 관대하다."
오정환 · 법무법인 화온 대표변호사 (前 김앤장 법률사무소)
벌금형에도 따라오는 것: 신상정보 등록과 취업제한
카메라등이용촬영죄는 벌금형으로 확정돼도 신상정보 등록 대상이 된다. 성폭력처벌법 제42조(신상정보 등록대상자) 제1항은 제3조부터 제15조까지의 범죄로 유죄판결이나 약식명령이 확정된 사람을 등록대상자로 하고, 벌금형을 제외하는 단서는 제12조와 제13조의 범죄에만 둔다. 통신매체이용음란죄의 벌금형은 등록에서 빠지지만 카메라등이용촬영죄의 벌금형은 빠지지 않는다.
등록기간은 선고형으로 정해진다. 성폭력처벌법 제45조(등록정보의 관리) 제1항에 따라 벌금형은 10년, 3년 이하의 징역형은 15년, 3년 초과 10년 이하의 징역형은 20년이다. 집행유예도 징역형이므로 15년이 적용된다. 등록 뒤에는 성폭력처벌법 제43조에 따라 주소·직장 등이 바뀌면 20일 이내에 신고하고 매년 경찰관서에 출석해 사진을 촬영할 의무가 따르며, 이수명령과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취업제한 명령이 함께 선고될 수 있다. 취업제한의 기간과 면제 단서는 취업제한 명령 총정리에 정리했다.
약식명령으로 벌금이 나온 카메라등이용촬영죄 사건에서 정식재판을 청구할지는 등록기간과 함께 계산한다. 유죄 확정 자체가 10년 등록으로 이어지므로, 다툴 여지가 있는 사건이라면 촬영물의 부위·각도 판단을 법정에서 받아 보는 것이 등록을 피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다툴 여지가 없다면 정식재판이 형을 늘릴 수 있다는 점도 함께 본다.
카메라등이용촬영죄는 합의로 끝나지 않고 벌금형이라도 등록이 붙는다. 촬영물의 부위와 각도를 다툴 수 있는 사건인지, 초범이고 촬영물이 한 건이라 기소유예를 볼 수 있는 사건인지를 먼저 가른다. 그 판단 전에 합의금을 정하면 가장 큰 변수인 등록 여부를 보지 않은 채 액수를 정하는 셈이 된다.
촬영물 삭제 지원과 피해자가 남겨야 할 기록
촬영물이 정보통신망에 유포된 피해자는 국가에 삭제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 성폭력방지법 제7조의3(불법촬영물등으로 인한 피해자에 대한 지원 등)이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 촬영물과 복제물을 삭제 지원 대상으로 정하고, 피해자 본인뿐 아니라 배우자·직계친족·형제자매와 지정 대리인도 요청할 수 있게 한다. 실무에서는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가 신청을 받는다.
고소를 함께 진행할 때 피해자가 남겨야 할 기록은 셋이다. 촬영 또는 유포를 알게 된 경위와 시각, 유포 경로의 URL·계정·게시 시각 캡처, 상대가 특정된다면 그 근거다. 동의하고 찍었던 영상이 헤어진 뒤 퍼진 경우도 제2항의 사후 반포등이므로 고소할 수 있다. 촬영자를 모르면 성명불상자로 고소하고 플랫폼 계정 정보로 특정을 구한다. 다만 촬영물이 실제로 부위를 부각했는지를 고소장 단계에서 촬영물 자체로 특정해 두어야 무고 주장으로 되돌아오지 않으며, 그 판단 항목은 디지털성범죄 무혐의와 무고죄에 이어진다.
"공판에서 이 조문의 무죄는 대부분 촬영물 자체에서 나온다. 부위가 부각되지 않았고 다른 파일이 없다는 사실은 진술이 아니라 포렌식 보고서가 말해 준다. 그래서 수사 단계에서 포렌식 범위를 어떻게 정했는지가 공판의 결과를 먼저 정한다."
천재필 · 법무법인 화온 대표변호사 (제57회 사법시험 수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