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미수와 유사성교행위 - 어디부터가 처벌인가 · 법무법인 화온
성매매 현행범으로 적발된 사람이 가장 먼저 하는 말은 대개 같다.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조사실에서 이 말은 두 가지로 갈라진다. 성매매의 미수를 주장하는 말이 될 수도 있고, 성매매라는 범죄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말이 될 수도 있다. 결론은 같아 보여도 성매매 사건의 방어선은 완전히 달라진다.
핵심 요약
성매매처벌법에는 성매매를 한 사람의 미수를 처벌하는 규정이 없다. 더 정확히는 성교행위나 유사성교행위가 없으면 성매매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그래서 실제 다툼은 미수 여부를 떠나, 그때 있었던 행위가 유사성교행위에 해당하는지에서 갈린다.
이 글의 순서
성매매 미수라는 말이 정확하지 않은 이유
성매매처벌법에는 성매매를 한 사람의 미수를 처벌하는 규정이 없고, 애초에 성행위가 없으면 성매매라는 개념 자체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두 문장은 결론이 같지만 출발점이 다르다. 앞은 미수 불벌을 말하고, 뒤는 구성요건 자체의 부존재를 말한다.
근거는 정의 조항에 있다. 성매매처벌법 제2조(정의) 제1항 제1호는 성매매를 세 겹으로 정의한다. 불특정인을 상대로 할 것, 금품이나 그 밖의 재산상의 이익을 수수하거나 수수하기로 약속할 것, 그리고 성교행위 또는 유사성교행위를 하거나 그 상대방이 될 것이다. 세 번째 요소가 정의 안에 들어 있다는 점이 결정적이다.
성매매처벌법 제2조 제1항 제1호
'성매매'란 불특정인을 상대로 금품이나 그 밖의 재산상의 이익을 수수(收受)하거나 수수하기로 약속하고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거나 그 상대방이 되는 것을 말한다.
가. 성교행위
나. 구강, 항문 등 신체의 일부 또는 도구를 이용한 유사 성교행위
첫 번째 요소도 그냥 지나칠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불특정인을 상대로 한다는 것을, 행위 당시 상대방이 특정되지 않았다는 뜻으로 읽지 않는다. 대가인 금품에 주목적을 두고 상대방의 특정성을 중시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한 사람과만 만난 관계라도 금품이 주목적이면 성매매가 되고, 금품이 오갔더라도 관계의 실질이 그렇지 않으면 성매매로 보기 어렵다.
'불특정인을 상대로'라는 것은 행위 당시에 상대방이 특정되지 않았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 행위의 대가인 금품 기타 재산상의 이익에 주목적을 두고 상대방의 특정성을 중시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7도2839 판결이 밝힌 법리를 따른 것으로, 원심의 유죄 판단을 파기하고 사건을 환송했다.
성매매처벌법 제21조(벌칙) 제1항은 '성매매를 한 사람'을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 원 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로 처벌한다. 처벌 대상은 성매매를 한 사람이지 하려던 사람이 아니다. 가목과 나목의 행위가 없으면 조문이 겨냥하는 대상 자체가 없다.
미수범 조항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성매매처벌법 제23조(미수범)는 제18조부터 제20조까지의 죄만 미수범으로 처벌하고 제21조를 지시하지 않는다. 예비나 음모를 처벌하는 조문도 이 법에는 없다. 반대로 성매매처벌법 제19조(벌칙)의 성매매알선죄는 제23조가 지시하는 범위에 들어 있어 미수범도 처벌된다. 같은 법 안에서도 성매매를 한 사람과 알선한 사람의 취급이 갈린다.
성매매 미수를 주장하는 것이 왜 손해인가
성매매 미수라서 처벌되지 않는다는 말은 성매매를 하려 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는 구조다. 제21조에는 무해하지만, 실행의 착수 시점이라는 불필요한 쟁점을 만들고, 정작 기수를 다퉈야 할 때 진술의 신빙성을 미리 소모한다.
어디부터가 유사성교행위인가
유사성교행위는 구강이나 항문 등 신체 내부로의 삽입행위, 또는 적어도 성교와 유사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정도의 성적 만족을 얻기 위한 신체접촉행위를 말한다. 대법원이 세운 기준이다. 어떤 행위가 여기에 해당하는지는 하나의 잣대로 재지 않고 다섯 가지 사정을 종합해 규범적으로 판단한다.
유사성교행위는 구강·항문 등 신체 내부로의 삽입행위 내지 적어도 성교와 유사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정도의 성적 만족을 얻기 위한 신체접촉행위를 말하고, 해당 여부는 장소·차림새·접촉 부위와 정도·행위의 구체적 내용·성적 만족감의 정도를 종합해 규범적으로 판단한다. 마사지업소 여종업원이 손으로 남자 손님의 성기를 자극해 사정하게 한 행위를 유사성교행위로 인정한 사안이다.
삽입이 없으면 괜찮다는 생각이 가장 위험하다
신체 내부로의 삽입은 나목이 든 예시일 뿐이고, 성교에 유사한 정도의 성적 만족을 얻기 위한 신체접촉이면 방식을 가리지 않는다. 삽입이 없었다는 사정 하나에 진술 전체를 걸면 그 전제부터 무너진다.
그렇다고 접촉이 있으면 곧바로 나목이 되는 것도 아니다. 어디까지 갔을 때 무죄가 선고됐는지 보여주는 성매매 사건 하급심 판결이 둘 있다. 대전지방법원 2020. 8. 21. 선고 2019고정1075 판결은 현금 11만 원을 내고 방실에 들어가 옷을 벗은 뒤 어깨와 등을 마사지받던 단계에서 단속된 사안을 단순한 애무로 보아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북부지방법원 2019. 9. 26. 선고 2019노889 판결은 훨씬 더 나아간 사안이다. 알몸으로 침대에 누워 키스하고 입으로 가슴을 애무한 사실까지 인정됐다. 그런데도 법원은 이를 단순한 애무로 보아 나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했다. 구강을 썼다는 사정만으로는 나목이 되지 않는다.
성인 사안의 범위는 여기서 갈린다. 성매매처벌법이 정한 행위는 가목과 나목, 두 목뿐이다. 신체를 접촉하거나 노출하는 행위, 자위 행위는 그 자체로는 목록에 없다. 결국 문제되는 것은 접촉의 유무가 아니라 접촉의 부위와 정도다.
그때 실제로 무엇이 있었는가
대금만 오갔거나 약속에 그쳤다면 가목·나목 행위가 없어 제21조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 미수 여부를 따질 단계도 아니다.
접촉은 있었으나 성교에 유사한 정도인지 갈리는 경우다. 사건의 실질이 여기서 결정된다.
성교행위나 명백한 유사성교행위가 있었다면 기수다. 쟁점은 성립 여부에서 양형과 절차로 옮겨간다.
상대가 19세 미만이면 위 세 갈래와 무관하게 청소년성보호법이 적용된다. 다음 항목이 그 내용이다.
상대가 청소년이면 조문이 통째로 바뀐다
상대가 19세 미만이면 성매매처벌법 대신 청소년성보호법이 적용되고, 처벌되는 행위의 범위가 두 목에서 네 목으로 넓어진다. 이 차이를 모르고 성인 기준으로 판단하면 방어 방향 전체가 어긋난다.
청소년성보호법 제13조(아동·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 등) 제1항은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를 한 사람을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상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한다. 제2항은 성을 사기 위하여 유인하거나 성을 팔도록 권유한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한다. 16세 미만이거나 장애가 있는 아동·청소년이 상대이면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된다.
| 구분 | 성인 상대(성매매처벌법 제21조) | 청소년 상대(청소년성보호법 제13조) |
|---|---|---|
| 처벌되는 행위 | 두 목. 성교행위, 유사 성교행위 | 네 목. 성교, 유사 성교, 신체 접촉·노출, 자위 행위 |
| 유인·권유 단계 | 처벌 조문 없음 | 제13조 제2항으로 그 자체가 기수 |
| 미수 | 제23조가 제21조를 지시하지 않아 불벌 | 제13조에 미수 규정이 없어 불벌 |
| 법정형 | 1년 이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 벌금·구류·과료 |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상 5천만 원 이하 벌금 |
| 가중 | 없음 | 16세 미만·장애 아동청소년은 2분의 1까지 |
청소년성보호법은 미수를 처벌하는 대신 유인·권유라는 앞단 행위를 독립된 범죄로 끌어올렸다. 미수가 불벌인 것은 두 법이 같지만, 그 앞에서 잡히는 그물의 크기가 다르다.
나목 포섭 스펙트럼: 성인 상대 사안의 처벌선
성매매 사건에서는 같은 부위의 접촉이라도 장소와 차림새, 진행 경과에 따라 칸이 달라진다. 행위의 이름보다 사정이 결론을 정한다.
처벌되지 않는데 유죄가 되는 국면
미수가 불벌이어도 기수로 인정되면 처벌되고, 기수인지 아닌지는 대개 진술로 갈린다. 성매매 사건은 성질상 물적 증거가 적어, 신고자와 당사자의 진술이 증거의 대부분인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아무 자료도 없는 것은 아니다. 압수된 녹음·영상 자료는 화면이 없어도 대화 내용만으로 진행 단계를 좁혀 준다. 대금 수수는 계좌 이체 내역으로 확인되고, 사용된 피임 기구가 현장에서 나오는지도 함께 본다. 출입 시각과 체류 시간, 통화 기록도 마찬가지다.
법원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릴 때 보는 것은 대체로 셋이다. 최초 진술과 이후 진술의 일관성, 위와 같은 객관 자료와의 정합, 그리고 신고자·상대방 진술의 내적 모순이다. 앞서 본 2019노889 사건에서 피고인은 단속 당일 성관계를 하였다고 진술했다가 곧바로 번복했는데, 법원은 유사성행위의 법률적 의미를 몰라 그렇게 말했을 가능성을 인정하고 객관적 증거가 없다는 점을 들어 무죄를 선고했다.
여기서 성매매 사건의 가장 흔한 사고가 생긴다. 처벌되지 않는 사실을 숨기려다 거짓말을 하면, 그 거짓말이 드러나는 순간 처벌되는 부분까지 함께 무너진다. 대금을 건넨 사실은 그 자체로 성매매 처벌의 근거가 되지 않는데, 그것을 부인했다가 이체 내역으로 깨지면 정작 다퉈야 할 나목 부분의 진술까지 믿기 어려운 것이 되어버린다.
인정과 부인을 나누는 기준
객관 자료로 깨질 사실은 인정하고,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사실만 정확히 다툰다. 이동·결제·대화는 자료가 남는 영역이라 부인의 실익이 없다. 반대로 신체 접촉의 부위와 정도는 대개 자료가 없고, 바로 그곳이 유죄와 무죄를 가른다. 법률 용어의 뜻을 모른 채 인정하는 것도 같은 위험이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뒤 무엇을 말할 것인가
체포 직후의 진술은 나중에 번복하기 어렵고, 그때 인정한 범위가 사건 전체의 틀을 정한다. 성매매 현행범으로 체포된 피의자가 당황해서 저지르는 실수는 두 방향이다. 전부 인정해 처벌되지 않는 부분까지 자백하거나, 전부 부인해 객관 자료로 깨질 부분까지 부인하는 것이다.
현장 적발
현행범 체포인지 임의동행인지 구분해 확인한다. 진술거부권과 변호인 조력권 고지 여부도 기록한다.
최초 조사
가장 위험한 단계다. 어디까지 진행됐는지에 관한 첫 진술이 이후 판단의 기준선이 된다.
보완 조사·대질
신고자 진술과 대조된다. 최초 진술을 바꾸면 그 자체가 불리하게 평가되므로, 처음부터 사실과 다른 말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
송치·처분
성매매 초범이고 기수가 인정되면 벌금이나 기소유예와 함께 재범방지 교육이 논의된다. 나목에 해당하지 않으면 혐의없음으로 종결될 수 있다.
"성매매 사건에서 변호인이 하는 일은 사실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말할 것과 말하지 않을 것을 가르는 것이다. 무엇이 이미 자료로 확정된 사실이고 무엇이 아직 다투어질 사실인지, 어느 쪽을 인정해야 나머지가 살아남는지를 즉시 판단해야 한다."
천재필 대표변호사 · 대한변호사협회 형사법 전문 등록
성매매 사건에서 조사 단계의 방향을 잡는 일은 뒤로 미룰수록 비용이 커진다. 성매매를 포함한 성범죄 사건의 단계별 대응은 화온 성범죄 전담센터에 정리해 두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