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 처벌과 소년보호처분 - 나이가 가르는 세 문턱 | 법무법인 화온
촉법소년은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10세 이상 14세 미만 소년을 말한다. 형사처벌은 없지만 소년법의 보호처분 열 가지가 열려 있고, 그중에는 최장 2년의 소년원 송치도 있다. 그리고 형사책임과 별개로 부모의 손해배상책임은 그대로 남는다.
10세가 되어야 소년부로 갈 수 있고, 12세가 되어야 수강명령과 장기 소년원 송치가 열리며, 14세가 되어야 사회봉사명령과 형사처벌이 붙는다. 같은 행위라도 생일 하나 차이로 받을 수 있는 처분이 달라진다.
촉법소년은 정말 처벌을 안 받는가
촉법소년이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것은 맞지만 아무 절차도 없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 형법이 14세 미만을 벌하지 않도록 정해 두었을 뿐이고, 소년법은 그 아래 구간을 따로 받아 보호사건으로 다룬다. 형사재판 대신 소년부 심리가 열리고, 형벌 대신 보호처분이 내려진다.
형법 제9조(형사미성년자) — 14세되지 아니한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소년법 제4조 제1항 제2호 —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10세 이상 14세 미만인 소년은 소년부의 보호사건으로 심리한다. 같은 조 제2항은 이 소년을 경찰서장이 직접 관할 소년부에 송치하도록 정한다.
연령 하향 논의가 여러 해 이어졌으나 소년법 제4조의 촉법소년 연령은 지금도 10세 이상 14세 미만이다. 개정안이 발의됐다는 보도와 실제로 시행된 법을 구분해야 한다. 상담에서 가장 자주 어긋나는 지점이 여기다.
나이 한 살이 촉법소년의 처분을 가른다
소년부 판사가 촉법소년에게 고를 수 있는 보호처분은 모두 열 가지이고 그중 셋에는 연령 제한이 따로 붙어 있다. 수강명령과 장기 소년원 송치는 12세부터, 사회봉사명령은 14세부터 가능하다. 열 살짜리와 열세 살짜리가 같은 행위를 해도 판사 앞에 놓인 선택지 자체가 다르다.
| 호 | 처분 | 기간·상한 | 연령 |
|---|---|---|---|
| 1호 | 보호자 등에게 감호 위탁 | 6개월 (1회 6개월 연장) | 10세 |
| 2호 | 수강명령 | 100시간 이내 | 12세 |
| 3호 | 사회봉사명령 | 200시간 이내 | 14세 |
| 4호 | 단기 보호관찰 | 1년 | 10세 |
| 5호 | 장기 보호관찰 | 2년 (1회 1년 연장) | 10세 |
| 6호 | 아동복지시설 등 감호 위탁 | 6개월 (1회 6개월 연장) | 10세 |
| 7호 | 의료재활소년원 등 위탁 | 6개월 (1회 6개월 연장) | 10세 |
| 8호 | 1개월 이내 소년원 송치 | 1개월 이내 | 10세 |
| 9호 | 단기 소년원 송치 | 6개월 초과 불가 | 10세 |
| 10호 | 장기 소년원 송치 | 2년 초과 불가 | 12세 |
근거는 소년법 제32조와 소년법 제33조다. 처분은 정해진 조합끼리 병합할 수 있어 실제 결정문에는 두세 개가 함께 적히는 경우가 많다.
촉법소년 사건은 어디로 가는가
촉법소년 사건이 성인 사건과 갈리는 가장 큰 지점은 검찰을 거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열네 살이 넘은 소년의 사건은 경찰에서 검찰로 올라가 검사가 기소 여부를 정하지만, 촉법소년은 경찰서장이 곧바로 법원 소년부로 보낸다. 그래서 부모가 검찰 단계의 대응을 준비하는 동안 이미 법원 절차가 시작돼 있는 경우가 생긴다.
- 사건 경위를 아이의 말로 시간 순으로 적은 기록 — 모르는 부분은 모른다고 적는다
- 피해자와의 접촉 여부와 그 내용 — 사과·합의 시도는 처분에 직접 영향을 준다
- 학교의 조치 진행 상황 — 학폭위가 따로 열리고 있다면 그 결과와 일정
- 아이의 학교생활 자료 — 출결, 담임 소견, 상담 기록
- 보호자의 감독 계획 — 심리에서 실제로 묻는 항목이다
- 치료나 상담을 받고 있다면 그 경과를 보여주는 자료
전과가 남지 않는다는 말의 범위
촉법소년이 받는 보호처분은 형벌이 아니므로 전과기록으로 남지 않는다는 것이 조문의 태도다. 소년법이 이를 조문으로 못 박아 두었고, 한 번 보호처분을 받은 사건은 다시 형사재판으로 끌려 나오지도 않는다. 다만 이 두 가지가 곧 모든 기록이 사라진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은 짚어야 한다.
소년법 제32조 제6항 — 소년의 보호처분은 그 소년의 장래 신상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아니한다.
소년법 제53조 — 보호처분을 받은 소년에 대하여는 그 심리가 결정된 사건은 다시 공소를 제기하거나 소년부에 송치할 수 없다.
소년법 제32조의 보호처분을 받은 사건과 동일한 사건에 관하여 다시 공소가 제기되었다면, 이는 공소제기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배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에 따라 공소기각의 판결을 하여야 한다.
상습죄 같은 포괄일죄도 동일한 사건으로 본다. 촉법소년이든 아니든 보호처분이 끝난 사건을 다시 형사로 문제 삼을 수 없다는 뜻이다.
형사처벌이 없어도 남는 것
피해자 쪽에서 보면 촉법소년이라 형사처벌이 없다는 말은 아무것도 받지 못한다는 말로 들린다. 그러나 손해배상은 형사책임과 다른 궤도로 움직인다. 아이에게 책임능력이 없으면 감독할 법정의무가 있는 부모가 배상하고, 아이에게 책임능력이 있어도 부모의 감독 소홀이 손해와 이어지면 부모가 함께 책임을 진다.
미성년자가 책임능력이 있어 스스로 불법행위책임을 지는 경우에도 그 손해가 감독의무자의 의무위반과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면 감독의무자는 일반불법행위자로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 감독의무 위반과 상당인과관계의 존재는 이를 주장하는 자가 입증한다.
촉법소년 사건에서 부모 책임을 묻는 쪽이 감독을 어떻게 게을리했는지를 자료로 세워야 한다는 뜻이다.
법정감독의무자의 보호·감독책임은 미성년자의 생활 전반에 미치고, 교사 등 대리감독자의 책임은 학교에서의 교육활동과 밀접 불가분한 생활관계에 한한다. 대리감독자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친권자의 법정감독책임이 면탈되지 않는다.
초등학교 집단 괴롭힘이 피해학생의 자살로 이어진 사안에서 가해학생 부모들과 지방자치단체의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했다.
근거 조문은 민법 제755조와 민법 제750조다. 여기에 학교 절차가 겹친다. 촉법소년 사건이 학교에서 벌어졌다면 소년부 심리와 별개로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의 조치가 따로 결정되고, 두 절차는 서로의 결과에 구속되지 않는다. 소년부에서 불처분을 받아도 학교 조치는 남을 수 있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처벌을 안 받는다는 말을 듣고 안심한 부모가 가장 나중에 오신다. 그때는 이미 소년부 조사가 끝나 있고 피해자 측 손해배상 소장까지 도착해 있다. 촉법소년 사건에서 시간을 버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형사처벌이 없다는 답을 들은 그 날부터 나머지 절차를 세는 것이다."
천재필 변호사 · 법무법인 화온 대표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