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영장 심사 48시간, 법원이 보는 구속 사유와 고려사항
체포와 구속은 다른 절차다
체포는 사람을 붙잡아 두는 짧은 처분이고, 구속은 수사와 재판을 위해 신병을 계속 확보하는 처분이다. 둘은 요건도 기간도 다르며, 체포되었다고 해서 구속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구속영장 청구 여부는 체포 이후에 따로 판단된다.
체포에는 세 갈래가 있다. 형사소송법 제212조(현행범인의 체포)는 현행범을 누구든지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게 하고, 형사소송법 제200조의2(영장에 의한 체포)는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거나 응하지 않을 우려가 있을 때 체포영장을 발부받게 한다. 나머지 하나가 긴급체포다.
긴급체포는 셋 중 요건이 가장 좁다. 사형·무기 또는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나 도망할 우려가 있으며, 체포영장을 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에만 쓸 수 있다. 세 요건 중 하나라도 빠지면 영장 없는 체포가 되고, 그 뒤에 이어진 절차 전체가 흔들린다.
현행범 체포는 요건이 느슨해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대법원 1999. 1. 26. 선고 98도3029 판결은 현행범 체포의 요건으로 행위의 가벌성, 범죄의 현행성과 시간적 접착성, 범인과 범죄의 명백성을 들고 여기에 체포의 필요성을 더한다. 요건을 벗어난 체포는 그 자체가 쟁점이 된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뒤 판사가 피의자를 직접 만나 묻는 절차를 실무에서는 영장실질심사라고 부른다. 법에 적힌 이름은 피의자 심문이고, 영장실질심사와 같은 것을 가리킨다. 구속영장 청구부터 이 심사까지가 하루 안팎이라, 체포 단계에서 무엇을 해 두었는지가 심사 결과에 그대로 남는다.
48시간은 언제부터 흐르는가
48시간의 기산점은 체포한 때이지 조사를 시작한 때가 아니다. 형사소송법 제200조의2 제5항은 체포한 때부터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도록 하고, 그 기간 안에 청구하지 않으면 즉시 석방하도록 정한다. 긴급체포도 같다. 형사소송법 제200조의4(긴급체포와 영장청구기간)가 체포한 때부터 48시간 이내 청구를 요구한다.
가족이 가장 자주 틀리는 계산이 여기다. 연락을 받은 시각이 아니라 붙잡힌 시각부터 세야 하고, 유형에 따라 그 시각이 다르다. 반나절을 잘못 세면 심문 전에 낼 수 있었던 자료를 못 낸다.
체포가 위법했다는 주장은 석방만을 노린 것이 아니다. 그 기간에 만들어진 조서의 증거능력이 함께 걸리기 때문에, 뒤이은 수사와 재판의 재료가 줄어든다. 체포 시각과 고지 내용, 긴급체포서의 기재를 처음부터 확인해 둔다.
48시간 안에 구속영장이 청구되지 않으면 석방된다. 다만 석방이 사건의 종결은 아니다. 석방된 뒤에도 수사는 이어지고, 뒤에 다시 구속영장이 청구될 여지가 남는다. 긴급체포 후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고 석방한 경우 검사는 석방한 날부터 30일 이내에 그 사실을 서면으로 법원에 통지해야 한다.
구속 사유 셋과 고려사항 셋
법원이 구속영장 심사에서 보는 것은 혐의의 유무보다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다. 형사소송법 제70조(구속의 사유)는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상당한 이유를 전제로 세 가지 사유를 들고, 제2항에서 세 가지 고려사항을 더한다. 여섯 항목이 어떻게 채워지느냐가 결과를 가른다.
앞의 셋을 구속 사유라 하고, 뒤의 셋은 그 구속 사유를 심사할 때 함께 고려하는 사정이다. 구속 사유가 하나도 없으면 혐의가 무거워도 구속영장은 발부되지 않고, 반대로 구속 사유가 있어도 고려사항이 가벼우면 기각되는 경우가 있다. 여섯 항목은 따로 세어야 한다.
| 심사 항목 | 무엇으로 채워지는가 | 무엇으로 줄이는가 |
|---|---|---|
| 주거부정 | 주민등록과 실거주지 불일치 | 실거주 확인이 가능한 형태의 소명 |
| 증거인멸 염려 | 관련자 접촉 정황, 자료 삭제 흔적 | 이미 확보된 증거의 범위와 접촉 차단 약속 |
| 도망 염려 | 출석 불응 이력, 국외 연고 | 직업과 부양 관계, 출석 이력 |
| 범죄의 중대성 | 법정형과 피해 규모 | 가담 정도와 역할의 구분 |
| 재범의 위험성 | 동종 전력, 범행 반복 | 기간 경과와 생활 변화 |
| 위해 우려 | 피해자·참고인 접촉 시도 | 접촉 경로 차단과 연락 중단 |
증거인멸 염려와 도망 염려는 성격이 다르다. 앞의 것은 앞으로 벌어질 일에 관한 예측이고, 뒤의 것은 지금까지의 행동에서 나온 추정이다. 그래서 증거인멸 염려는 이미 확보된 증거의 범위를 보여 주는 방식으로 줄이고, 도망 염려는 출석 이력과 생활 기반으로 줄인다. 두 항목에 같은 자료를 내면 어느 쪽도 덜어내지 못한다.
혐의를 부인하는 사건일수록 증거인멸 염려가 굵게 적힌다. 부인 자체가 구속 사유는 아니지만, 수사기관이 청구서에 진술 번복 가능성을 함께 쓰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심문 준비의 첫 작업은 혐의를 어떻게 반박할지가 아니라, 여섯 항목 가운데 어느 것이 비어 있는지를 세는 일이다.
자료가 모이기 전에 진술 방향을 정하지 않는다. 심문까지 시간이 짧다는 이유로 방향부터 잡으면, 뒤에 나온 자료와 어긋난 진술을 되돌리기 어렵다. 주거와 직업 소명도 서류를 모으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확인 가능한 형태로 만들어야 한다. 재직증명서 한 장보다 실제로 출근한 기록이 도망 염려를 지운다.
"심문 기록을 볼 때 가장 먼저 확인한 것은 검사가 어느 항목에 밑줄을 그었는가였다. 여섯 가운데 실제로 다투어지는 것은 대개 하나나 둘이고, 나머지는 형식적으로 채워져 있다. 준비의 순서는 그 하나를 찾는 데서 시작한다."
천재필 · 법무법인 화온 대표변호사
심문은 청구된 날의 다음날까지다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판사는 지체 없이 피의자를 심문하고, 체포된 피의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청구된 날의 다음날까지 심문을 받는다. 형사소송법 제201조의2(구속영장 청구와 피의자 심문)가 정한 절차다. 검사와 변호인은 심문기일에 출석해 의견을 진술할 수 있고, 심문할 피의자에게 변호인이 없으면 법원이 국선변호인을 선정한다.
같은 조 제7항은 법원이 서류와 증거물을 접수한 날부터 영장을 발부해 검찰청에 반환한 날까지를 구속기간에 넣지 않도록 한다. 심문 절차가 구속기간을 잡아먹지 않게 한 장치다.
심문에서 변호인이 내는 의견서는 길이로 승부하지 않는다. 구속영장 청구서가 어느 항목을 근거로 삼았는지 특정하고, 그 항목에만 답하는 편이 낫다. 청구서를 볼 수 없는 단계라면 수사 경과에서 역산한다. 어떤 자료가 이미 압수되었는지, 관련자 조사가 끝났는지가 증거인멸 염려의 실제 무게를 알려 준다.
- 붙잡힌 시각과 장소, 그때 들은 고지 내용
- 긴급체포라면 긴급체포서 사본 또는 그 기재 내용
- 지금 사는 곳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와 함께 사는 사람
- 재직 사실이 아니라 실제로 출근한 기록
- 수사기관이 이미 가져간 자료의 목록
- 피해자·참고인과의 연락이 끊긴 시점
구속영장이 발부된 뒤에 남는 길
구속영장이 발부되어도 절차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형사소송법 제214조의2(체포와 구속의 적부심사)는 피의자 본인뿐 아니라 변호인, 법정대리인,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나 가족, 동거인, 고용주에게도 적부심 청구권을 준다. 긴급체포된 피의자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 1997. 8. 27.자 97모21 결정의 판단이다.
구속기간도 무한하지 않다. 형사소송법 제202조(사법경찰관의 구속기간)는 사법경찰관이 10일 이내에 피의자를 검사에게 인치하지 않으면 석방하도록 하고, 제203조는 검사가 10일 이내에 공소를 제기하지 않으면 석방하도록 한다. 제205조 제1항은 판사 허가로 10일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1차에 한해 연장할 수 있게 한다. 다만 구속적부심을 언제 낼지는 따로 판단한다. 같은 자료로 두 번 판단을 받는 모양이 되면 두 번째 문턱이 더 높아진다.
구속적부심은 청구한다고 바로 열리는 것이 아니다. 법원은 청구권자가 아닌 사람이 청구했거나 같은 영장에 대해 다시 청구한 때, 공범이나 공동피의자의 순차청구가 수사 방해를 목적으로 한 것이 명백한 때에는 심문 없이 청구를 기각할 수 있다. 낼 수 있다는 것과 실익이 있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