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업체 명절 상품권, 동대표가 거절해도 배임증재미수로 처벌될까
배임증재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에게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재물을 주는 죄이고, 형법 제359조가 미수범도 처벌하므로 동대표가 상품권을 거절해도 건넨 쪽은 배임증재미수로 처벌될 수 있다. 처벌 여부는 금품이 부정한 청탁의 대가였는지에 달려 있고, 대법원은 청탁이 묵시적이어도 된다고 판시했다. 공동주택관리법 제90조 제2항도 관리 관련 금품 제공을 금지하지만 미수범 처벌 조항은 없다.
배임증재미수는 동대표가 거절한 상품권에도 성립할 수 있다
배임증재는 형법 제357조 제2항이 정한 죄이며 제359조가 미수범을 처벌해 거절된 금품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판본은 형법 [시행 2026. 10. 2.] [법률 제22007호]다. 형법 제357조(배임수증재) 제1항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 그 임무에 관해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같은 조 제2항은 그 재물이나 이익을 공여한 사람을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법 제359조(미수범)가 이 죄의 미수범을 처벌하므로, 상품권이 동대표 손에 남지 않았더라도 건넨 업체 측은 배임증재미수로 기소될 수 있다. 다만 이 사건에서 동대표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에 해당하는지는 다투어지지 않아 법원이 따로 판단하지 않았다. 이 지위는 배임증재가 성립하기 위한 요건이다.
관리업체 임직원이나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이 이 일로 수사기관의 연락을 받았다면 수사 대응 전담센터에서 진술 전 준비 절차를 볼 수 있다.
공동주택관리법에도 관리 관련 금품 제공을 처벌하는 조항이 있다. 두 법의 처벌 구조는 아래와 같다.
| 구분 | 형법(배임증재) | 공동주택관리법 |
|---|---|---|
| 금지 조문 | 제357조 제2항 | 제90조 제2항 |
| 요건 |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재물·재산상 이익 공여 | 공동주택 관리와 관련해 부정하게 재물·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공 |
| 대상 |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에게 공여한 사람 | 입주자등·관리주체(주택관리업자 포함)·입주자대표회의·선거관리위원회(위원 포함) · 직원은 제101조에 따라 행위자로 처벌될 수 있음 |
| 법정형 |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 |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제98조 제3호) · 얻은 이익이 큰 경우 벌금 상한 상향(같은 조 단서) |
| 미수범 | 처벌(제359조) | 처벌 조항 없음 |
| 법인 처벌 | 양벌규정 없음(행위자 처벌) | 양벌규정(제101조) |
형법 제359조는 배임증재의 미수범을 처벌하지만, 공동주택관리법에는 미수범 처벌 조항이 없다.
판본은 공동주택관리법 [시행 2026. 7. 1.] [법률 제21447호]다. 공동주택관리법 제90조(부정행위 금지 등) 제2항은 공동주택의 관리와 관련해 입주자등, 관리주체, 입주자대표회의, 선거관리위원회가 부정하게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공하는 것을 금지한다. 관리주체에는 주택관리업자가 포함된다(공동주택관리법 제2조 제1항 제10호 다목). 공동주택관리법 제98조(벌칙) 제3호는 위반자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같은 조 단서는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의 100분의 50이 2천만 원을 넘으면 벌금 상한을 그 이익의 2배로 올린다. 공동주택관리법 제101조(양벌규정)에 따라 업체 법인도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배임증재 부정한 청탁의 판단 기준과 명절 상품권 무죄 사정
부정한 청탁은 사회상규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내용이면 충분하고 묵시적으로 이루어져도 된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다.
배임수재죄에서 부정한 청탁은 업무상 배임의 내용에 이를 필요가 없고 “사회상규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면 충분하다”고 보았다. 청탁의 내용, 대가의 액수와 형식, 거래의 청렴성을 종합해 판단하며, 청탁은 “묵시적으로 이루어지더라도 무방하다”고 판시했다.
이 사건 법원은 부정한 청탁에 관한 대법원 판례를 인용했으나 묵시적 청탁에 관한 구절은 인용하지 않았고, 상품권이 재계약 청탁의 대가라는 점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았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업체 본부장은 2025년 9월 말 동대표의 직장 건물 1층을 찾아가 회사 법인카드로 산 5만 원권 백화점 상품권 1장이 든 봉투를 건네려 했고, 동대표는 받지 않고 돌려줬다. 본부장은 추석 선물이었다고 주장했고, 법원이 든 사정은 아래 네 가지다.
관리방법 미정
당시 단지는 자치관리와 위탁관리 중 어느 쪽으로 할지 정하지 않은 상태였고, 법원은 재계약 논의가 있었던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명시적 대화 없음
동대표는 법정에서 재계약에 관한 명시적인 대화 없이 선물이라며 봉투를 건넸다고 증언했다.
일괄 지급 기록
업체 기안문서에는 관리 단지 입주자대표들에게 5만 원 상품권을 일괄 지급한다는 내용이 있었고, 동대표도 이후 다른 업체에서 3만 원 상당의 선물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처음 만난 사이
두 사람은 처음 만난 사이로 신뢰관계가 형성되기 전이었으므로, 처벌 위험을 무릅쓰고 청탁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부정한 청탁에 관한 대법원 판례를 인용한 뒤 위 네 사정을 들어 상품권이 “명절의 의례적인 선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보고,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
법원은 의례적인 선물로 단정하지 않고 그렇게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입찰 공고 기간이었거나 동대표 한 사람에게만 건넨 금품이었다면 판단에 쓰이는 사정이 달라진다는 것이 필자의 견해다.
관리업체와 입주자대표회의가 명절 선물 때 남겨 둘 기록
이 사건 법원이 무죄 판단에서 살핀 사정은 재계약 일정, 지급 대상과 기안 기록, 당사자 관계였다.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에서 위탁관리를 정한 경우 주택관리업자 선정은 공동주택관리법 제7조(위탁관리) 제1항이 정한 절차를 따른다. 제1호는 전자입찰방식을, 제1호의2는 입찰과 계약의 중요사항에 대한 전체 입주자등 과반수의 동의를 요구한다.
- 선정 일정 - 주택관리업자 입찰 공고, 재계약 협의, 관리방법 결정이 진행 중이면 선물을 보류한다
- 지급 대상 - 특정 동대표 한 사람이 아니라 관리 단지 대표 전체에 같은 기준으로 지급한다
- 내부 기안 - 지급 목적, 대상, 금액을 적은 기안문서를 지급 전에 결재한다
- 거절 기록 - 입대의 구성원은 받지 않거나 돌려준 날짜와 경위를 문자나 메모로 남긴다
“관리업체 금품 사건에서 먼저 보는 것은 봉투에 든 금액이 아니라 그날 단지의 입찰 일정이다. 선정 절차가 없던 시기에 모든 단지에 같은 기준으로 나간 선물이라는 기록이 있으면 설명할 수 있지만, 그 기록이 없으면 소액이라도 해명이 어려워진다.”
오정환 · 법무법인 화온 대표변호사 (前 김앤장 법률사무소 ·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민사법·형사법 전문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