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사이 강제추행 불송치, 사건 전후 대화 기록으로 고의 부존재를 밝힌 혐의없음 사례
개별 사건의 결과이며, 동일한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교제 중 있었던 일이 강제추행 고소장으로 돌아왔다면
연인 사이의 신체 접촉은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다툴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고소장이 접수되면 수사기관은 그날 집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두 사람의 진술로만 재구성해야 하고, 피의자는 있었던 일을 인정하면서 강제와 고의만 부인해야 하는 어려운 조건에서 조사를 시작합니다.
강제추행 불송치는 접촉을 부인해서 얻는 결과가 아닙니다. 대법원이 폭행·협박의 기준을 넓힌 뒤로 연인 사건의 쟁점은 거부 의사가 표시되었는가, 피의자가 그것을 알 수 있었는가, 알았을 때 멈추었는가로 옮겨 갔습니다. 이 사례는 그 세 질문에 사건 전후의 대화 기록으로 답한 사건입니다.
직장인 남성이 소개 앱으로 알게 된 여성과 두 달 남짓 연락을 이어가다 교제를 시작했습니다. 교제 열흘 남짓 되던 어느 봄 일요일, 두 사람은 꽃구경을 하고 저녁을 먹은 뒤 의뢰인의 집으로 갔고, 키스에서 이어진 신체 접촉이 세 차례 있었습니다. 마지막 접촉에서 상대가 ‘그만해’라고 하자 의뢰인은 ‘알겠어’라고 답하고 멈추었습니다. 두 사람은 그 뒤 다음 주 계획을 이야기하고 헤어졌으며, 그날 밤과 다음 날 아침에는 평소와 같은 메시지가 오갔습니다. 다음 날 저녁 상대는 당황스러웠다는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고, 의뢰인은 사과했습니다. 두 사람은 이틀 뒤 헤어졌다가 닷새 뒤 다시 만나기로 했고, 한 달 남짓 이어진 교제 끝에 의뢰인이 이별을 말했습니다. 고소장은 그로부터 약 한 달 뒤에 접수되었습니다. 화온은 고소 사실을 안 직후 선임되어 변호인 참여 아래 첫 조사를 받았고, 사건 전후 넉 달치 대화 기록을 시간 순서로 배열한 의견서를 냈습니다. 경찰은 여섯 가지 사정을 들어 강제추행 불송치 결정을 했습니다.
핵심 요약
의뢰인은 그날 집 안에서 신체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을 첫 조사에서부터 그대로 인정했습니다. 다툰 것은 두 가지였습니다. 상대가 거부 의사를 표시했는데도 힘으로 이어갔는가, 그리고 의뢰인에게 추행의 고의가 있었는가였습니다. 화온은 고소인의 진술을 공격하는 대신 사건 전후의 대화 기록을 날짜 순서로 놓았습니다. 사건 직후 ‘잘 도착했는지’ 묻고 ‘씻고 왔다, 잘 자라’고 답한 메시지, 다음 날 아침의 응원 메시지, 닷새 뒤의 재교제, 재교제 닷새 뒤 상대가 먼저 보낸 여행 제안과 애정 표현, 그리고 한 달 반 뒤 이별의 사유가 이 사건과 무관했다는 사실이 그 배열에 담겼습니다. 경찰은 고소인이 그날 내심으로 무엇을 느꼈는지와 별개로, 객관적으로 남은 기록으로는 폭행이나 추행의 고의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고소인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지 않고도 강제추행 불송치에 이른 사건입니다.
교제 열흘 만의 일요일, 그리고 두 달 뒤의 고소장
의뢰인과 고소인은 소개 앱에서 처음 연락이 닿았고, 첫 만남 뒤 두 달 가까이 매일 메시지를 주고받다가 봄이 시작될 무렵 정식으로 교제를 시작했습니다. 두 사람이 그 전에 나눈 대화에는 서로의 신체 접촉을 기대하는 농담이 여러 차례 오갔고, 어느 쪽도 그 대화에 불쾌감을 표시하지 않았습니다. 사건 당일은 교제 열흘 남짓 되던 일요일이었습니다. 고소인이 차를 몰고 의뢰인의 동네로 왔고, 두 사람은 인근에서 꽃구경을 한 뒤 저녁을 먹었습니다. 의뢰인이 거기서 헤어지려 하자 고소인은 집 근처까지 왔는데 집 구경도 하지 않느냐고 했고, 두 사람은 함께 의뢰인의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집 안에서 있었던 일에 관해 두 사람의 진술은 갈립니다. 다툼이 없는 부분은 이렇습니다. 거실 소파에서 키스가 시작되었고, 접촉은 소파, 침대, 거실에 서 있던 상태에서 세 차례 이어졌으며, 그 사이 고소인은 두 번 화장실에 가서 화장을 고치고 나왔습니다. 마지막 접촉에서 고소인이 ‘그만해’라고 말하자 의뢰인은 ‘알겠어’라고 답하고 손을 뗐습니다. 두 사람은 옷을 추스른 뒤 거실에서 다음 주에 무엇을 할지 이야기했고, 밤 9시가 넘어 고소인은 자기 차로 돌아갔습니다. 의뢰인은 1층 주차장까지 배웅했습니다. 한 시간쯤 뒤 의뢰인이 ‘도착했어?’라고 물었고, 고소인은 ‘씻고 왔다’, ‘잘 자’라고 답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는 고소인이 먼저 월요일 출근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고소인의 주장은 그 사이의 일들이 달랐습니다. 소파에서 손으로 막았는데도 의뢰인이 힘을 주어 계속했고, 화장실 앞에서 의뢰인이 성급했다고 사과한 뒤 다시 키스했으며, 내려 달라고 했는데도 안아 올려 방으로 옮겼고, 침대에서는 한 손으로 두 손목을 눌러 움직이지 못하게 한 채 접촉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의뢰인은 접촉 자체는 인정하되 손목을 잡은 사실, 힘을 쓴 사실, 그런 말을 한 사실은 없었고, 상대가 말로 거부한 것은 마지막 접촉 때 한 번뿐이었으며 그 즉시 멈추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사건 다음 날 저녁, 고소인은 전날 많이 당황스러웠다는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싫다고 했는데도 힘을 쓰는 상황이 반복되어 의사를 존중받지 못하는 기분이었다는 내용이었고, 그 안에는 의뢰인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려고 웃으면서 넘기려 했다는 문장도 있었습니다. 의뢰인은 자신이 잘못했고 일방적으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고 답했습니다. 이틀 뒤 두 사람은 헤어졌으나 닷새 뒤 의뢰인이 다시 연락해 노력하겠다고 했고 고소인이 받아들여 교제가 이어졌습니다. 나흘 뒤 두 사람은 다시 만났고, 그다음 날 고소인은 함께 여행을 가자고 제안하며 애정 표현을 보냈습니다. 고소인은 곧 한 달 남짓 해외여행을 떠났고, 그 기간에도 두 사람은 매일 애정 어린 메시지를 주고받았습니다. 귀국 직후 연락 빈도를 두고 다툼이 있었고, 의뢰인이 이별을 말했습니다. 고소인은 헤어지자고 한 적이 없다며 배려 없는 행동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그 대화에 사건 당일의 일은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고소장은 약 한 달 뒤 접수되었습니다. 강제추행 불송치까지의 과정은 여기서 시작되었습니다.
연인 사이 강제추행에서 무엇이 갈리는가, 폭행·협박 기준이 넓어진 뒤의 쟁점
형법 제298조의 강제추행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성립 요건은 셋입니다. 폭행이나 협박이 있어야 하고, 그 행위가 추행에 해당해야 하며, 행위자에게 추행의 고의가 있어야 합니다. 대법원은 2023년 전원합의체 판결로 강제추행의 폭행·협박이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로 강력할 것을 요구하지 않고, 상대방의 신체에 대한 불법한 유형력의 행사나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의 해악 고지가 있으면 족하다고 정리했습니다(대법원 2023. 9. 21. 선고 2018도13877 전원합의체 판결). 불법한 유형력이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신체에 가해지는 힘을 말하므로, 기준이 넓어진 뒤에는 접촉 그 자체가 폭행으로 평가될 여지가 커졌습니다.
그래서 연인 사건의 다툼은 폭행의 강도가 아니라 두 가지로 옮겨 갑니다. 첫째는 그 접촉이 상대방의 의사에 반했는가이고, 둘째는 행위자가 그 의사를 알았는가입니다. 대법원은 추행에 해당하는지를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 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을 종합하여 신중히 결정하도록 하고(대법원 2023. 12. 14. 선고 2023도5093 판결), 피고인이 추행의 고의를 부인하는 경우에는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따를 수밖에 없으며,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만이 유죄의 증거가 되는 경우 그 진술만으로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면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봅니다(대법원 2024. 1. 4. 선고 2023도13081 판결). 추행의 고의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접촉임을 알면서 적어도 그것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입니다. 상대방이 동의한다고 착각한 채 이루어진 접촉이라면 결과적으로 상대의 내심에 어긋났더라도 고의가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연인 관계에서 있었던 접촉을 다룬 하급심 판결들은 이 기준을 몇 가지 사정으로 나누어 적용합니다. 대화 중 갑자기 이루어진 기습적 접촉이었는지, 상대가 거부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고 행위자가 그것을 알고 있었는지, 나가려는 상대를 막았는지, 사건 뒤 상대의 항의에 행위자가 어떻게 반응했는지가 그것입니다. 반대로 자연스러운 접촉의 과정에서 상대의 동의가 있다고 여길 만한 사정이 있었고, 거부가 표시된 순간 멈추었으며, 사건 직후의 태도가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면 고의가 부정된 사례들이 있습니다. 이 사건의 변론은 처음부터 이 구별을 기준으로 정해졌습니다.
- 대화 도중 기습적으로 이루어진 접촉
- 상대가 여러 차례 거부를 밝혔고 행위자도 알고 있었음
- 나가려는 상대를 막거나 벽으로 밀어붙임
- 거부 뒤에도 접촉을 이어감
- 자연스러운 접촉의 진행 중에 동의가 있다고 여길 사정
- 거부가 표시된 순간 접촉을 중단
- 상대가 자리를 떠나지 않았고 직후 태도가 평소와 같음
- 항의가 다음 날에야 옴
이 사건의 특징. 접촉은 소파에서 시작해 침대와 거실로 이어졌고 상대가 두 번 화장실에 다녀왔으며, 말로 표시된 거부는 마지막 한 번이었고 접촉은 그때 끝났습니다. 대법원이 폭행의 기준을 넓힌 뒤 이런 사건에서 남는 질문은 피의자가 상대의 의사에 반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가 하나이고, 그 답은 두 사람의 진술보다 그 저녁 전후의 기록에서 나옵니다.
- 소파에서 손으로 막고 싫다고 말했는데도 힘을 주어 계속했다
- 내려 달라고 했는데도 안아 올려 방으로 옮겼다
- 침대에서 한 손으로 두 손목을 눌러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 그만하라고 했는데도 못 참겠다며 접촉을 이어갔다
- 고소인은 두 번 화장실에 다녀와 두 번 다시 돌아와 키스를 이어갔고, 자기 차가 있어 언제든 갈 수 있었다
- 고소인 자신의 메시지가 당시 웃으면서 넘기려 했다고 적었고, 마지막 거부 직후 접촉이 끝난 사실은 다툼이 없다
- 그날 밤과 다음 날 아침의 메시지는 평소와 같았고, 항의는 다음 날 저녁에 왔다
- 사건 뒤 재교제, 여행 제안, 애정 표현이 이어졌고, 이별의 사유는 사건이 아니었다
같은 저녁을 두고 두 진술은 다른 내용을 말했습니다. 화온은 어느 진술이 옳은지를 진술 대 진술로 다투지 않았습니다. 손목을 잡았는지, 어떤 말을 했는지는 두 사람만 아는 사실이지만, 그 저녁 전후의 대화 기록은 두 사람이 함께 만든 문서였습니다. 변론은 그 문서가 어느 쪽 진술과 정합하는지를 보이는 데 집중했습니다.
법령과 판례의 원문을 확인하실 수 있는 곳
- 형법 제298조(강제추행) 원문은 국가법령정보센터 ( https://www.law.go.kr )에서 조회할 수 있습니다.
-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변호인의 참여 등)·제244조의3(진술거부권 등의 고지)·제245조의5(사법경찰관의 사건송치 등)·제245조의7(고소인 등의 이의신청)·제245조의8(재수사요청 등)은 국가법령정보센터 ( https://www.law.go.kr )의 형사소송법 항목에 있습니다.
- 경찰수사규칙 제12조·제13조(변호인의 참여)·제108조(불송치 결정)는 국가법령정보센터 ( https://www.law.go.kr )의 행정안전부령 항목에서 볼 수 있습니다. 혐의없음 결정은 범죄인정안됨과 증거불충분으로 나뉩니다.
- 본문에 인용한 대법원 판결은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https://portal.scourt.go.kr )에서 사건번호로 검색할 수 있습니다.
※ 위 출처는 모두 국가기관 자료이며, 본 사례의 법리 정리와 실무 분석은 화온이 이 사건을 수행하며 직접 검토한 내용입니다.
첫 조사에서 정한 인정과 부인의 범위
의뢰인은 고소 사실을 안 직후 화온을 선임했고, 첫 피의자신문은 선임 한 달 뒤 저녁에 변호인 참여 아래 이루어졌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는 피의자나 변호인의 신청이 있으면 수사기관이 신문에 변호인을 참여하게 하도록 정하고 있고,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에 따라 신문 전에 진술거부권과 변호인 조력권이 고지됩니다. 의뢰인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변호인 조력을 받으며 진술하는 쪽을 택했습니다. 접촉 사실을 부인할 수 없는 사건에서 진술을 거부하면 수사기관은 고소인 진술만으로 사실을 구성하게 되고, 피의자의 설명이 없는 부분은 고소인의 진술로 대체되기 때문입니다.
대신 무엇을 인정하고 무엇을 부인할지를 조사 전에 정했습니다. 그날 세 차례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과 마지막 접촉의 내용까지 그대로 인정했습니다. 부인한 것은 손목을 잡은 사실, 힘을 쓴 사실, 고소인이 주장하는 사과와 ‘못 참겠다’는 발언, 그리고 마지막 접촉 전에 말로 표시된 거부가 있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부인의 범위를 좁힐수록 부인하는 부분의 신빙성이 올라갑니다. 수사관은 고소인이 주장한 거부 상황을 하나씩 들어 물었고, 의뢰인은 각 상황에 대해 억압이 있었다면 상대가 두 번이나 화장실에서 화장을 고치고 나왔을 리 없다는 설명으로 답했습니다. 사과 메시지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는 강제추행을 인정한 것이 아니라 상대의 기분이 상했다면 그 점에 대해 사과한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조서를 열람하는 데 44분이 걸렸습니다. 열람 과정에서 진술의 뉘앙스가 조서 문언에 정확히 담기도록 서른일곱 곳을 정정했습니다. 상대가 먼저 다가앉았다는 부분, 립스틱 대화가 장난스러운 것이었다는 부분, ‘그만해’를 듣고 바로 손을 뗐다는 부분처럼 나중에 결정 이유에서 사실로 인정되는 문장들이 이 단계에서 다듬어졌습니다. 메시지 기록은 조사에서 구두로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서면으로 정리해 제출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넉 달치 대화 기록을 날짜 순서로 배열한 의견서
의견서의 구성은 단순했습니다. 강제추행의 세 요건을 차례로 놓고 각 요건이 성립하지 않는 이유를 적되, 근거를 두 사람이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의 날짜와 문장에서 가져왔습니다. 진술은 사건 뒤에 만들어지지만 메시지는 사건 전에, 사건 직후에, 사건 뒤에 각각 그 시점의 마음으로 쓰인 기록입니다. 그 기록을 시간 순서로 놓으면 어느 쪽 진술이 앞뒤가 맞는지가 드러납니다.
| 시점 | 기록 | 보여 준 것 |
|---|---|---|
| 교제 시작 전후 한 달 반 | 서로의 신체 접촉을 기대하는 농담이 일곱 차례 오갔고, 그중 하나는 사건 엿새 전 고소인이 먼저 보낸 것이었다 | 접촉이 두 사람 관계 안에서 이루어졌고, 의뢰인이 동의를 예상할 만한 사정이 있었다 |
| 사건 당일 밤 | 의뢰인 ‘도착했어?’, 고소인 ‘씻고 왔다’, ‘잘 자’ | 성적 자유를 침해당한 직후의 대화로 보기 어렵다 |
| 다음 날 아침 | 고소인이 먼저 월요일 출근을 응원하는 메시지 | 항의는 사건 뒤 하루가 지난 저녁에야 왔다 |
| 다음 날 저녁 | 고소인의 장문 항의. 그 안의 ‘기분 상하게 하지 않으려고 웃으면서 넘기려 했다’는 문장 | 거부 의사가 당시 밖으로 표시되지 않았음을 고소인 자신이 적었다 |
| 같은 날 | 의뢰인의 사과. 교제 초부터 고소인이 서운함을 표시할 때마다 의뢰인이 잘잘못을 따지지 않고 사과해 온 기록 세 건 | 사과는 관계를 유지하려는 이 사람의 화법이었지 강제추행의 인정이 아니었다 |
| 이별 닷새 뒤 · 다시 닷새 뒤 | 재교제. 고소인이 먼저 보낸 여행 제안과 애정 표현 | 동의 없는 접촉을 문제 삼았다면 이어지기 어려운 경과 |
| 한 달 반 뒤 | 의뢰인의 이별 통보와 고소인의 답장. 사유는 연락 빈도와 배려였고 사건 언급은 없었다 | 고소 직전까지 사건은 두 사람 사이의 쟁점이 아니었다 |
이 표의 기록은 모두 고소인과 의뢰인이 함께 만든 대화이며, 의견서는 각 기록의 원본 화면을 증거로 붙였습니다.
두 대목이 특히 중요했습니다. 하나는 고소인의 항의 메시지 자체입니다. 고소인 측에 가장 유리한 문서였지만, 그 안에는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려고 웃으면서 넘기려 했다는 문장이 있었습니다. 변호인은 이 문장을 사건 당시 거부 의사가 밖으로 드러나지 않았다는 고소인 자신의 서술로 읽었습니다. 내심으로는 원하지 않았더라도 그것이 표시되지 않았다면 의뢰인은 동의가 있다고 여길 수밖에 없었고, 추행의 고의는 바로 이 점에서 판단됩니다. 다른 하나는 고소인의 주장 자체에서 나오는 정합의 문제입니다. 고소인 주장대로 첫 접촉에서 힘으로 억압당했다면, 화장실에 다녀온 뒤 스스로 소파로 돌아와 다시 키스를 이어가고, 두 번째 접촉 뒤에도 같은 일을 되풀이한 이유가 설명되어야 했습니다. 자기 차가 아래층에 있었고 언제든 나갈 수 있었습니다.
법리 부분에서는 연인 관계의 접촉을 다룬 하급심 무죄 판결 두 건을 인용했습니다. 하나는 상대의 동의가 있다고 착각한 채 이루어진 자연스러운 접촉의 과정에서는 결과적으로 상대의 내심에 어긋났더라도 강제추행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본 판결이고, 다른 하나는 상대가 싫다고 말했더라도 강하게 화를 내거나 자리를 떠나지 않았고 항의가 다음 날 저녁에야 왔다면 폭행에 이르렀다거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본 판결입니다. 두 판결의 사실관계는 이 사건과 같은 형태였고, 경찰의 결정 이유는 이 두 판결을 그대로 인용했습니다.
“연인 사이의 강제추행 고소는 접촉을 부인해서 이기는 사건이 아닙니다. 있었던 일을 그대로 인정한 상태에서, 그 접촉이 상대의 의사에 반했고 피의자가 그것을 알았다는 점을 수사기관이 증명할 수 있는가를 묻는 사건입니다. 두 사람만 아는 저녁의 일은 진술로 다투면 끝이 나지 않습니다. 대신 그 저녁 전후의 대화 기록은 두 사람이 함께 쓴 것이고, 그 기록을 날짜 순서로 놓으면 어느 진술이 앞뒤가 맞는지를 수사관이 먼저 확인하게 됩니다. 이 사건에서 경찰이 든 여섯 사정 가운데 다섯이 그 배열에서 나왔습니다. 강제추행 불송치는 서면의 분량보다 기록의 순서에서 나옵니다. 첫 조사 전에 인정할 것과 부인할 것의 범위를 정하고, 조사에서 한 말과 서면에서 보이는 기록이 어긋나지 않게 하는 것이 변호인이 하는 일의 전부에 가깝습니다. 김앤장 · 사법시험 수석 · 검찰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가 이끄는 8인 변호사 체제에서 조사 참여와 의견서 작성을 같은 변호인단이 맡았기에 진술과 기록이 서로 일치할 수 있었습니다.”
법무법인 화온 오정환·천재필 대표변호사, 곽서진 변호사
경찰이 강제추행 불송치의 근거로 든 여섯 사정
불송치(혐의없음)란, 사법경찰관이 수사 결과 피의사실이 범죄를 구성하지 않거나 이를 인정할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보아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지 않기로 하는 결정입니다. 근거는 형사소송법 제245조의5 제2호와 경찰수사규칙 제108조 제1항이고, 혐의없음은 다시 범죄인정안됨과 증거불충분으로 나뉩니다. 경찰은 먼저 고소인의 진술에 허위로 볼 동기가 보이지 않으므로 그 신빙성을 배척할 수 없고, 의뢰인이 사건 다음 날 사과한 점과 사건 나흘 전 성적인 농담을 두고 사과한 점은 고소인의 주장에 일부 부합한다고 적었습니다. 고소인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는 판단이 아니었다는 뜻입니다. 그럼에도 결정은 혐의없음이었습니다. 결정 이유는 그 사정들을 넘어서는 여섯 가지를 열거했습니다.
- 사건 당시 두 사람은 연인 사이였고, 고소인의 제안으로 의뢰인의 집에 간 뒤 자연스럽게 키스를 한 사실에 다툼이 없다.
- 마지막 접촉에서 고소인이 거부 의사를 표시하자 의뢰인이 중단한 사실에도 다툼이 없다.
- 사건 직후 의뢰인이 잘 도착했는지 물었고 고소인이 잘 도착해서 씻었다, 잘 자라는 취지로 답하는 자연스러운 대화가 오갔다.
- 사건 전후로 두 사람은 성적인 대화를 자연스럽게 나누었고, 고소인도 거부나 불쾌감을 표현하지 않고 호응했다. 사건 뒤 다시 만난 때의 대화도 같았다.
- 이별 당시 두 사람은 답장이 늦다는 이유로 다투다 헤어졌고, 그 대화에 이 사건에 관한 언급이 없다.
- 사건 나흘 전의 사과는 고소인이 이미 화가 난 상태에서 의뢰인이 눈치 없이 농담을 한 데 대한 것으로 보이는 맥락이다.
강제추행 불송치의 근거가 된 여섯 사정 가운데 앞의 다섯은 의견서가 배열한 기록에서 나왔고, 결정 이유가 인용한 하급심 판결 다섯 건 가운데 두 건은 의견서가 인용한 판결이었습니다. 여섯 번째 사정은 화온의 서면에 없던 것입니다. 사건 나흘 전의 대화는 의뢰인 측 증거에 포함되지 않았는데, 수사기관은 다른 경로로 확보한 그 대화를 읽고도 그것이 이 사건의 강제성을 뒷받침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결정 이유의 마지막 문장이 이 사건의 성격을 정확히 요약합니다. 고소인이 그날 내심으로 무엇을 느꼈는지와 별개로, 객관적으로 남아 있는 기록으로는 폭행과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경찰이 불송치 결정 이유에서 의뢰인의 주장에 부합한다고 든 사정의 수입니다. 그중 다섯은 변호인 의견서가 대화 기록으로 먼저 배열한 것이었습니다.
고소인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지 않고도 혐의없음에 이른 과정입니다.불송치 결정은 종결이 아닙니다. 불송치 이의신청이란, 불송치 통지를 받은 고소인이 그 결정에 불복해 사건을 검찰로 보내 달라고 경찰서장에게 신청하는 절차이며, 이의신청이 있으면 경찰은 사건을 검찰에 송치합니다(형사소송법 제245조의7). 피의자는 불송치 결정에 관한 사실증명을 청구해 결정 증명서를 받아 둘 수 있습니다. 이의신청이 없더라도 불송치 기록은 검찰에 송부되어 검사가 90일 안에 검토하며, 불송치가 위법하거나 부당하다고 보면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45조의5, 형사소송법 제245조의8). 이 절차의 기한과 대응은 불송치 이의신청 3개월 기한, 고소인과 피의자의 대응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헤어진 연인 사이의 고소를 대화 기록으로 방어한 다른 사건은 헤어진 연인의 카메라등이용촬영 고소, 대화기록으로 동의 정황을 밝혀 불송치된 사례에서, 진술뿐인 강제추행 사건에서 변호인이 먼저 보는 것은 CCTV 없는 강제추행 사건, 변호인이 가장 먼저 보는 것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 사안에서 확인된 것
- 대법원 2018도13877 전원합의체 판결 뒤 강제추행의 폭행은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를 요구하지 않으므로, 연인 사건의 쟁점은 힘의 강도보다 거부 의사의 표시와 행위자의 인식에 있습니다.
- 피해자 진술만이 유죄의 증거인 사건에서는 그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더라도 객관적 정황이 피고인 주장을 배척하기에 충분하지 않으면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합니다(대법원 2023도13081).
- 사건 직후와 다음 날 아침의 평소와 같은 메시지는 성적 자유의 침해 직후로 보기 어렵다는 사정으로 평가되었고, 항의가 하루 뒤에 온 점도 함께 고려되었습니다.
- 사과 메시지는 그 사람이 관계에서 사과를 어떻게 써 왔는지의 기록과 함께 읽히며, 그 자체로 강제추행의 인정이 되지 않았습니다.
- 사건 뒤 재교제와 애정 표현, 그리고 이별 사유가 사건과 무관했다는 기록은 접촉이 두 사람 관계 안에서 이루어졌다는 판단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 수사기관은 고소인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지 않은 채로도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강제추행 불송치에 이를 수 있습니다.
교제 상대에게 강제추행으로 고소당했을 때 점검할 다섯 가지
이 사건은 의뢰인이 피의자로서 교제 상대의 강제추행 고소를 경찰 단계에서 강제추행 불송치로 끝낸 사건입니다. 같은 처지에 있는 분이 화온에 오실 때 먼저 점검하는 항목을 정리했습니다.
- 대화 기록을 사건 전, 직후, 이후로 나누어 전량 보존합니다. 사건 당일의 기록에 그치지 않고 알게 된 때부터 마지막 연락까지 전부입니다. 접촉이 관계 안에서 이루어졌는지, 사건 직후의 반응이 어땠는지, 그 뒤 관계가 어떻게 이어졌는지는 각각 다른 시점의 기록으로만 증명됩니다. 상대의 삭제 요구에 응하지 않습니다.
- 사건 직후 몇 시간의 기록을 먼저 찾습니다. 귀가 확인, 안부, 다음 날 아침의 인사처럼 사소해 보이는 메시지가 항의 메시지보다 앞선 시점의 상태를 보여 줍니다. 항의가 언제 처음 왔는지도 날짜와 시각으로 특정해 둡니다.
- 첫 조사 전에 인정할 사실과 부인할 사실의 범위를 정합니다. 접촉 자체를 부인하면 다른 모든 진술의 신빙성이 함께 떨어집니다. 있었던 일은 인정하고, 힘을 쓴 사실과 거부를 알고도 이어간 사실만 부인하는 방식이 대부분의 연인 사건에서 맞습니다. 변호인 참여를 신청하고 조서 열람에 시간을 씁니다.
- 사과 메시지가 있다면 그 사람의 사과 습관을 보여 주는 다른 기록을 모읍니다. 사과 문구 하나만 떼어 보면 자백처럼 읽힙니다. 같은 관계에서 사소한 일에도 먼저 사과해 온 기록이 있으면 그 문구는 관계를 유지하려는 화법으로 읽힙니다.
- 고소장을 열람·등사해 고소인의 주장이 어떤 상황들로 구성되어 있는지 확인합니다. 각 상황마다 그 직후에 고소인이 어떻게 행동했는지를 기록과 대조합니다. 억압 뒤에 스스로 돌아와 접촉을 이어갔다는 구성이 있으면 그 대목이 정합의 문제가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연인 사이에서도 강제추행이 성립하나요?
성립합니다. 교제 관계라는 사정은 접촉에 대한 포괄적 동의가 아니며, 상대의 의사에 반하는 접촉을 힘으로 이어가면 강제추행이 됩니다. 다만 연인 관계, 접촉에 이르게 된 경위, 상대의 이전 태도는 추행 여부와 고의를 판단할 때 함께 고려되는 사정입니다. (관련 사례: 본 사안의 경찰은 연인 사이였다는 사정과 고소인의 제안으로 집에 갔다는 사정을 판단의 첫 번째 근거로 들었습니다.)
Q2. 강제추행 불송치는 어떤 경우에 나오나요?
강제추행 불송치는 수사기관이 폭행·협박, 추행, 고의 가운데 어느 하나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할 때 혐의없음으로 내려집니다. 피해자 진술만이 증거인 사건에서는 그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더라도 객관적 정황이 피의자 주장을 배척하기에 충분하지 않으면 피의자의 이익으로 판단합니다. (관련 사례: 본 사안은 고소인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지 않은 채 대화 기록과 다툼 없는 사실로 폭행과 고의의 증거 불충분에 이르렀습니다.)
Q3. 신체 접촉이 있었던 사실을 인정하면 불리하지 않나요?
접촉 자체를 부인하면 대화 기록이나 상대의 진술과 어긋나 다른 진술의 신빙성까지 떨어집니다. 있었던 일을 인정하고 강제와 고의만 부인하는 쪽이 대부분의 연인 사건에서 맞습니다. 부인의 범위를 좁힐수록 부인하는 부분이 믿어집니다. (관련 사례: 본 사안의 의뢰인은 첫 조사에서 세 차례 접촉을 그대로 인정했고, 그 진술은 결정 이유에서 다툼 없는 사실로 정리되었습니다.)
Q4. 사건 뒤에 보낸 사과 메시지가 자백이 되나요?
사과 메시지는 그 문구만으로 강제추행의 인정이 되지 않습니다. 무엇에 대해 사과했는지, 그 사람이 같은 관계에서 사과를 어떻게 써 왔는지, 사과 뒤 관계가 어떻게 이어졌는지가 함께 읽힙니다. 다만 수사기관이 고소인 주장에 부합하는 사정으로 고려할 수 있으므로 맥락을 보여 주는 기록을 갖추어야 합니다. (관련 사례: 본 사안의 경찰은 사과를 고소인 주장에 일부 부합하는 사정으로 적으면서도, 사건 전후 대화와 재교제 기록에 비추어 결론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Q5. 상대가 그만하라고 했을 때 바로 멈춘 것은 어떻게 평가되나요?
거부 의사가 표시된 순간 접촉을 중단한 사실은 그 전까지의 접촉이 상대의 의사에 반한다는 인식 없이 이루어졌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사정입니다. 하급심 판결들은 거부를 알고도 이어갔는지, 나가려는 상대를 막았는지를 고의 판단의 기준으로 씁니다. (관련 사례: 본 사안의 결정 이유는 거부 표시 직후 중단한 사실을 다툼 없는 사실로 놓고 두 번째 근거로 들었습니다.)
Q6. 202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뒤 강제추행 사건은 무엇이 달라졌나요?
대법원 2018도13877 전원합의체 판결로 강제추행의 폭행·협박은 상대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일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접촉 자체가 폭행으로 평가될 여지가 커진 대신, 그 접촉이 상대의 의사에 반했는지와 행위자가 그것을 알았는지가 사건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관련 사례: 본 사안의 결정 이유는 이 판결을 첫 법리로 인용한 뒤 거부 의사의 표시와 고의를 판단의 중심으로 삼았습니다.)
Q7. 불송치 결정이 나오면 사건이 끝나나요?
끝나지 않습니다. 고소인은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 이의신청이 있으면 사건은 검찰로 송치됩니다. 이의신청이 없어도 불송치 기록은 검찰에 송부되어 검사가 90일 안에 검토하며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개정 형사소송법은 이의신청 기한을 통지받은 날부터 3개월로 정했습니다(2026년 10월 2일 시행). (관련 사례: 본 사안의 결정 통지서에도 고소인 측 불복 절차와 별개로 수사 심의신청 제도가 안내되어 있었습니다.)
Q8. 혐의없음이 나왔으니 상대를 무고로 고소할 수 있나요?
혐의없음 결정만으로 무고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무고죄는 신고 내용이 허위라는 사실과 신고인이 그것을 알았다는 점을 따로 증명해야 하며, 수사기관이 고소인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지 않고 증거 불충분으로 판단한 사건에서는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무고 고소에는 상대의 맞대응이 뒤따르므로 실익을 먼저 따집니다. (관련 사례: 본 사안의 결정 이유는 고소인에게 허위 진술의 동기가 보이지 않는다고 적었습니다. 무고 입증의 요건은 성범죄 무고 입증, 무혐의·불송치 이후에 증명할 세 가지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