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인멸죄 성립 요건과 자기 사건 증거은닉 교사의 처벌 기준 - 방어권 남용 4요소
증거인멸죄는 타인의 형사사건 증거를 인멸·은닉·위조·변조할 때 성립하고 자기 사건의 증거를 스스로 치우는 행위는 처벌되지 않는다. 자기 사건의 증거를 남에게 치우게 하면 증거인멸교사죄가 성립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원칙이지만, 2014년 이후 대법원은 그 요청이 방어권의 범위 안에 있으면 처벌되지 않고 행위의 태양과 내용, 범인과 행위자의 관계, 행위 당시의 상황, 형사사법작용에 미칠 위험성을 종합해 방어권 남용일 때만 처벌한다는 기준을 적용한다. 부탁을 받고 실제로 치운 사람은 타인의 사건이므로 처벌되나 친족이나 동거 가족이면 형법 제155조 제4항으로 처벌되지 않고 직원이나 친구에게는 그 특례가 없다. 치운 사실은 죄가 되지 않더라도 구속 사유인 증거인멸 염려의 자료가 된다.
목차
증거인멸죄 성립 요건: 타인의 사건, 다섯 행위, 친족 특례
증거인멸죄는 타인의 형사사건이나 징계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은닉·위조·변조할 때 성립하고 법정형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 벌금이다. 근거는 형법 제155조(증거인멸 등과 친족간의 특례) 제1항이고 요건은 셋으로 나뉜다. 첫째, 증거가 「타인의」 사건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 자기 사건의 증거는 조문의 대상이 아니다. 둘째, 행위는 인멸·은닉·위조·변조·위조변조증거사용의 다섯 가지다. 치우는 것(은닉)과 없애는 것(인멸)은 같은 조문의 다른 행위이고 법정형이 같다. 셋째, 피고인·피의자·징계혐의자를 모해할 목적이면 제3항에 따라 10년 이하 징역으로 가중된다.
제4항은 친족 또는 동거의 가족이 본인을 위하여 이 죄를 범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정한다. 범인은닉죄의 형법 제151조(범인은닉과 친족간의 특례) 제2항과 같은 구조다. 공소시효는 형사소송법 제249조(공소시효의 기간) 제1항에 따라 제1항·제2항의 죄는 7년, 모해 목적의 제3항은 10년이다. 자기 사건의 증거를 스스로 치우는 행위가 처벌되지 않는 이유를 대법원은 형사소송에서 피고인의 방어권을 인정하는 취지와 상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누가 치웠는지와 누구의 사건인지를 교차하면 네 칸이 나온다.
| 치운 사람 × 사건 | 자기 사건의 증거 | 타인 사건의 증거 |
|---|---|---|
| 본인이 직접 | 처벌되지 않는다(제155조 제1항의 「타인」 요건 불충족 · 2015도1000). 제3자와 함께 했어도 같다 | 증거인멸죄(제155조 제1항) |
| 타인에게 시킴 | 원칙은 교사죄(제31조 · 99도5275). 다만 방어권 남용이 아니면 처벌되지 않는다(2016도5596) | 증거인멸교사죄(제31조 · 제155조) |
| 시킨 대로 치운 사람 | 타인의 사건이므로 증거인멸죄. 친족·동거 가족이면 제4항으로 처벌되지 않는다 | 증거인멸죄 · 사건 당사자의 친족·동거 가족이면 제4항 |
「타인 사건」에는 공범의 사건이 포함될 수 있고 자기 사건과 겹치는 증거의 처리는 사안별 판단이므로 담당 변호사 확인 항목이다
자기 사건의 증거를 남에게 치우게 하면: 교사 처벌의 원칙과 예외
자기 사건의 증거를 타인에게 치우게 하면 증거인멸 교사죄가 성립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원칙이다. 다만 2014년 이후의 판례는 그 요청이 방어권의 범위를 벗어나 남용에 이른 때에만 처벌한다는 예외를 붙였다. 원칙은 형법 제31조(교사범)에서 나온다. 치운 사람에게는 타인의 사건이므로 증거인멸죄가 성립하고, 그 죄를 범하게 한 사람은 정범과 같은 형으로 처벌된다는 구조다. 대법원은 2000년 판결에서 이 원칙을 확인했다.
자기의 형사 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하기 위하여 타인을 교사하여 죄를 범하게 한 자에 대하여는 증거인멸교사죄가 성립한다(대법원 1965. 12. 10. 선고 65도826 판결 참조). 상고기각으로 교사 유죄가 확정된 사건이다.
원칙을 세운 판결이므로 자기 사건이라는 이유만으로 교사까지 처벌을 면하지는 않는다.
예외는 범인도피교사 사건에서 먼저 세워졌다. 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3도12079 판결은 범인 스스로 도피하는 행위가 처벌되지 않으므로 도피를 위해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행위도 도피행위의 범주에 속하는 한 처벌되지 않고, 허위 자백을 하게 하는 것처럼 방어권의 남용으로 볼 수 있을 때만 범인도피교사죄가 된다고 판시하면서 남용 여부를 가르는 네 요소를 제시했다. 후배에게 대포폰 개설과 차량 이동을 부탁한 그 사건은 「통상적 도피의 한 유형」이라는 이유로 교사 유죄 원심이 파기됐다. 대법원은 2016년에 이 기준을 증거은닉교사에 그대로 적용했다.
증거은닉죄는 타인의 형사사건이나 징계사건에 관한 증거를 은닉할 때 성립하고 자신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은닉 행위는 형사소송에 있어서 피고인의 방어권을 인정하는 취지와 상충하여 처벌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므로 자신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은닉을 위하여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행위 역시 원칙적으로 처벌되지 아니하나, 다만 그것이 방어권의 남용이라고 볼 수 있을 때는 증거은닉교사죄로 처벌할 수 있다.
수수한 안마의자를 오랜 친분의 지인에게 보관 부탁하고 보좌관에게 운반을 지시한 사안. 교사 유죄 원심이 파기환송됐다.
두 판결을 함께 읽으면 순서가 정해진다. 자기 사건의 증거를 남에게 치우게 한 행위는 먼저 방어권의 범위 안에 있는지를 묻고 그 범위를 벗어난 남용일 때만 2000년 판결의 원칙에 따라 교사죄가 된다. 2000년 판결이 폐기된 것이 아니라 적용 조건이 좁혀진 것이다.
방어권 남용을 가르는 네 요소
방어권 남용 여부는 행위의 태양과 내용, 범인과 행위자의 관계, 행위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 형사사법작용에 미칠 위험성의 정도를 종합해 판단한다. 2016도5596 판결은 네 요소를 사안에 하나씩 대조했다. 관계는 오랜 친분의 지인과 보좌관이라는 최측근이었고, 상황과 태양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 두었던 물건을 당일 염려가 생겨 옮겨 달라고 한 것이었으며, 위험성은 배송 자료와 통화내역·CCTV로 운반 사정이 조기에 드러나 수사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했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정도였다. 거짓 진술을 사전에 공모한 사정도 없었다. 네 요소가 모두 남용 쪽을 가리키지 않았으므로 교사죄는 성립하지 않았다.
같은 기준은 압수수색이 진행 중일 때의 반출 지시에도 적용됐다.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5도1000 판결의 사안은 경찰의 서버 압수수색이 진행 중임을 알고 부하에게 당원 정보 장비를 반출하라고 지시해 하드디스크 두 개가 당사로 옮겨진 것이었다. 원심은 자기 사건의 증거라도 타인과 공동하면 증거은닉의 공동정범이 된다는 이유로 유죄로 봤으나 대법원은 파기했다.
피고인 자신이 직접 형사처분을 받게 될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자기의 이익을 위하여 그 증거가 될 자료를 은닉하였다면 증거은닉죄에 해당하지 않고, 제3자와 공동하여 그러한 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지시를 받아 하드디스크를 옮긴 부하의 증거은닉 유죄는 그대로 유지됐다. 시킨 사람과 치운 사람의 결론이 갈린 사건이다.
이 판결이 보탠 것은 「공동정범」 구성을 막은 점이다. 교사로 처벌하기 어려우면 함께 치웠다는 이유로 정범으로 처벌하자는 구성은 자기 사건 증거의 은닉이 처벌되지 않는다는 원칙과 양립하지 않는다. 다만 실행한 사람의 죄는 남는다. 부하는 타인의 사건에 관한 증거를 은닉한 것이므로 제155조 제1항이 그대로 적용됐다.
2026년 대법원 판결: 압수수색 중 「차를 빼라」 메모
압수수색 중 부하 직원의 책상에 차 키와 「주차타워 4층, 차를 빼라」는 메모를 두어 형이 차량을 옮기게 한 피의자의 증거은닉교사는 2026년 9월 3일 대법원에서 무죄로 확정됐다. 대법원 2026. 9. 3. 선고 2026도6794 판결이다. 법률신문 보도에 따르면 1심은 뇌물수수와 증거은닉교사를 모두 유죄로 봤으나 항소심은 증거은닉교사 부분을 무죄로 바꾸면서 형사사법작용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했다거나 그러한 위험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자기 자신이 한 증거은닉 행위의 범주에 속한다고 볼 여지가 충분해 방어권을 남용한 정도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고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했다. 판결문 원문은 아직 공개 등재 전이므로 아래의 경과는 보도 기준이다.
이 사건이 2015도1000 판결과 같은 계열인 이유는 압수수색이 이미 시작된 상황에서 물건을 옮기게 했는데도 남용이 아니라고 본 점이다. 현장에서 바로 발견될 수 있는 방식의 반출, 가족이라는 관계, 허위 진술의 공모가 없는 점이 네 요소의 평가에서 남용으로 평가되지 않았다. 다만 유죄 부분의 형이 1심보다 무거워진 것에서 보듯 교사 무죄가 사건 전체의 결과를 가볍게 만든 것은 아니다.
가족·직원이 도운 경우와 치운 사실이 구속 사유에 미치는 것
부탁을 받아 증거를 치운 사람은 타인의 사건이므로 증거인멸죄가 성립하되 친족이나 동거 가족이면 제155조 제4항으로 처벌되지 않고, 직원·친구·동료에게는 그 특례가 없다. 2026년 판결에서 차량을 옮긴 사람은 형이었으므로 형 본인은 특례로 처벌되지 않았고 교사자만 문제가 됐다. 2015도1000 판결에서 하드디스크를 옮긴 사람은 부하였으므로 유죄가 유지됐다. 시킨 사람의 결론과 치운 사람의 결론은 따로 정해진다.
처벌되지 않는다는 것이 치워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자기 사건의 증거를 치운 사실은 증거인멸죄가 되지 않더라도 형사소송법 제70조(구속의 사유) 제1항 제2호의 「증거를 인멸할 염려」를 뒷받침하는 자료가 된다. 피의자 구속은 제201조 제1항이 같은 사유를 그대로 인용하고 있고, 공소청 전환 뒤에는 검사가 영장 신청의 필요성을 심사하기 위해 피의자를 면담할 수 있으며 그때 변호인의 조력을 받게 해야 한다(제201조 제7항·제8항). 치운 행위는 그 면담과 영장 심사에서 가장 먼저 설명해야 하는 사실이 된다.
압수수색의 주체도 바뀌었다. 2026년 10월 2일 시행 개정 형사소송법은 검사의 압수수색 조문인 제215조 제1항을 삭제했고 사법경찰관이 검사에게 신청해 검사의 청구로 발부된 영장으로 압수수색을 한다(제215조 제2항). 압수의 범위는 제219조가 준용하는 제106조에 따라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되는 물건에 한정되므로, 옮긴 물건이 영장의 압수 대상에 들어가는지가 증거은닉 여부를 따지기 전에 먼저 확인할 사실이다.
증거를 치웠다는 혐의가 나왔을 때 먼저 갖출 것
- 압수수색영장의 압수 대상 기재와 집행 일시. 옮긴 물건이 영장 범위에 드는지와 집행 전후 어느 시점에 옮겼는지를 가른다
- 옮긴 사람과 시킨 사람의 관계. 친족·동거 가족이면 치운 사람은 제4항, 직원·친구이면 특례 없음
- 물건이 발견된 경위. 현장에서 바로 발견됐는지, 통화내역·CCTV로 확인됐는지가 위험성 요소의 자료다
- 옮기라고 한 말이나 메모의 원문. 허위 진술을 맞추자는 내용이 섞이면 남용 쪽으로 평가된다
- 본인 사건과 타인 사건이 겹치는 증거인지. 공범 사건의 증거이면 「타인의 사건」 요건이 별도로 검토된다
하지 않는 것은 「자기 사건이면 처벌되지 않는다」를 믿고 압수수색이 시작된 뒤에 물건을 옮기는 일이다. 교사죄가 되지 않더라도 치운 사람에게는 죄가 남고, 구속 사유의 자료가 되며, 2026년 판결에서 보듯 유죄 부분의 양형이 가벼워지지도 않는다. 화온은 수사 대응 전담센터에서 치운 행위가 있는 사건은 영장 기재 범위와 발견 경위부터 정리해 네 요소에 하나씩 대조한다.
"압수수색 현장에서 물건이 옮겨진 사실은 수사기관이 가장 먼저 확인하는 항목입니다. 그 행위가 죄가 되는지는 나중 문제이고 영장 심사에서는 증거인멸 염려의 자료로 바로 읽힙니다. 그래서 치운 사실이 있다면 숨기지 말고 영장 범위와 발견 경위를 먼저 설명할 자료로 만듭니다."
이희권 · 법무법인 화온 고문변호사 (前 대구지검 형사1부장검사)
"누가 치웠는지와 누구의 사건인지를 먼저 적습니다. 본인이 자기 사건의 증거를 치웠으면 조문 밖이고, 남에게 시켰으면 네 요소를 대조하고, 시킨 대로 치운 사람은 가족인지 직원인지에 따라 결론이 갈립니다. 세 사람의 결론을 한 줄로 묶어 말하는 상담이 가장 위험합니다."
이보미 · 법무법인 화온 파트너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