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사고, 벌금으로 끝나는 경우와 실형으로 가는 경우
수치가 높다고 위험운전치사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위험운전치사상은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를 따로 증명해야 성립하고, 그 판단은 주취 정도만이 아니라 사고 경위와 사고 전후의 태도를 함께 본다. 이 요건이 부정되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으로 낮아지지만, 음주 사고는 반의사불벌의 예외라 합의만으로 사건이 닫히지는 않는다.
음주운전 사고가 갈리는 세 갈래
음주운전 사고는 사람이 다쳤는지와 운전 당시 어떤 상태였는지에 따라 세 갈래로 나뉜다. 어느 갈래에 놓이는지가 벌금과 실형을 가른다.
| 갈래 | 적용 법조 | 법정형 | 지금 할 일 |
|---|---|---|---|
| 사람이 다치지 않음 | 도로교통법 벌칙 조항 | 혈중알코올농도 구간에 따라 1년 이하 징역부터 2년 이상 5년 이하 징역까지 | 측정 시각과 운전 종료 시각의 간격을 확인한다 |
| 다쳤으나 운전은 가능했던 경우 |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처벌의 특례 | 5년 이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 | 피해 회복을 서두른다. 양형에서 가장 크게 작용한다 |
| 운전이 곤란한 상태였던 경우 | 특정범죄가중법 위험운전 등 치사상 | 상해는 1년 이상 15년 이하 징역, 사망은 무기 또는 3년 이상 징역 | 블랙박스·CCTV를 먼저 확보해 상태 요건부터 다툰다 |
벌금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11(위험운전 등 치사상)은 상해의 경우 1천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 벌금을 선택형으로 두고 있다. 다만 사망 사건에는 벌금형이 없다.
운전만 한 경우의 형은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벌칙)가 혈중알코올농도 구간으로 나눈다. 구간별 벌금과 형량은 별도 글에서 표로 정리했다.
10년 안에 다시 적발되면 형이 한 단계 올라간다. 0.2퍼센트 이상이면 2년 이상 6년 이하 징역, 0.03퍼센트 이상 0.2퍼센트 미만이면 1년 이상 5년 이하 징역이다. 음주 측정에 응하지 않은 경우도 1년 이상 5년 이하 징역으로 같은 무게에 놓인다.
위험운전치사상으로 사람을 다치게 한 경우의 법정형 하한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이 적용되면 벌금형이 원칙이 된다 · 두 갈래의 간격이 여기서 벌어진다위험운전치사상은 수치가 아니라 상태로 정해진다
위험운전치사상죄가 성립하려면 혈중알코올농도가 아니라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가 증명되어야 한다. 이 차이가 음주운전 사고 변호의 출발이 된다.
법원은 이 상태를 좁게 본다. 술에 취해 정상적인 운전을 할 수 없는 우려가 있다는 정도로는 부족하다. 전방주시가 곤란하거나 핸들과 브레이크 조작의 시기와 정도를 의도대로 조절하기 어려운 심신 상태여야 한다.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는 주취 중에 운전한 모든 경우를 가리키지 않는다. 전방주시가 곤란하거나 핸들·브레이크 조작의 시기와 정도를 의도대로 조절하기 어려운 심신 상태를 뜻하고, 그 판단은 주취 정도, 사고의 발생 경위와 위치, 피해 정도, 사고 전후 피고인의 태도를 함께 본다.
신호대기 중인 택시를 뒤에서 들이받아 상해를 입힌 사안에서 위험운전치사상죄의 성립이 부정되고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으로 인정된 사례다. 전방주시를 게을리한 과실은 인정되지만 그것만으로 상태 요건이 채워지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실무에서 갈리는 것은 대개 사고 전후의 태도다. 사고 직후 스스로 차를 갓길로 옮겼는지, 피해자에게 말을 걸었는지, 경찰과 나눈 대화가 어땠는지가 기록에 남는다. 음주운전 사고에서 이 기록은 수치보다 무겁게 다뤄진다.
음주운전죄와는 따로,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은 흡수된다
음주운전 사고에서는 여러 죄가 한꺼번에 문제되는데, 그 죄들이 서로 맺는 관계가 죄마다 다르다. 대법원이 두 판결로 정리해 두었다.
위험운전치사상죄와 음주운전죄는 입법 취지와 보호법익, 적용 영역을 달리하는 별개의 범죄이므로, 두 죄가 모두 성립하면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다.
음주운전죄는 도로에서의 통행만을 대상으로 삼고 혈중알코올농도라는 획일적 기준으로 처벌한다. 위험운전치사상죄는 도로 밖에서도 성립하며 실제로 운전이 곤란했는지를 따로 본다.
위험운전치사상죄가 성립하는 경우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죄는 이에 흡수된다. 또한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 각 호의 사유가 여럿 겹쳐도 하나의 죄가 성립할 뿐이다.
단서 각 호는 범죄의 구성요건이 아니고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조건에 관한 사유이기 때문이다. 음주와 중앙선 침범이 함께 있어도 죄가 두 개가 되지는 않는다.
정리하면 음주운전 사고에서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11이 적용되면 음주운전죄와는 별개로 처벌되고,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은 따로 남지 않는다. 반대로 상태 요건이 부정되면 남는 것은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과 음주운전죄다.
합의를 해도 공소가 제기되는 이유
교통사고로 사람을 다치게 한 경우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기소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음주운전 사고는 그 원칙에서 빠진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처벌의 특례) 제2항은 업무상과실치상죄와 중과실치상죄를 피해자의 명시적 의사에 반해 기소할 수 없다고 정하면서, 단서에서 예외를 둔다. 도주하거나 피해자를 유기한 경우, 도로교통법 제44조(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운전 금지) 제2항을 위반해 음주 측정 요구에 따르지 않은 경우, 그리고 각 호에 열거된 중과실로 죄를 범한 경우다. 음주운전은 그 각 호에 들어 있다.
음주운전 사고, 지금 어디를 먼저 봐야 하나
블랙박스·CCTV·목격자 진술을 먼저 확보한다. 사고 직전 주행과 사고 직후 행동이 상태 요건를 부정하는 자료가 된다.
다툼의 실익이 작다면 피해 회복과 양형으로 방향을 옮긴다. 합의는 공소를 막지 못하지만 양형에서는 가장 큰 자리를 차지한다.
음주운전 사고에서 합의가 무의미하다는 뜻은 아니다. 기소를 막지 못할 뿐 처단형을 정하는 단계에서는 여전히 결정적이다. 형법 제268조(업무상과실·중과실 치사상)가 정한 기본 범죄에 특례법이 얹히는 구조이므로, 피해 회복의 정도가 양형에 그대로 반영된다.
수사 초기에 남겨야 할 것
음주운전 사고가 어느 갈래로 갈지는 첫 조사가 끝나는 시점에 이미 상당 부분 정해진다. 상태 요건은 사후에 만들어 낼 수 없는 자료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음주 사고 상담에서 나는 수치를 먼저 묻지 않는다. 사고 직후에 무엇을 했는지부터 묻는다. 차를 옮겼는지, 피해자에게 다가갔는지, 경찰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가 상태 요건 판단에 그대로 들어간다. 수치는 이미 정해져 있지만 그 기록은 아직 정리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오정환 대표변호사 · 前 김앤장 법률사무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