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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변호사가 정말 필요한가

작성 변호사
VERIFIED 김앤장 법률사무소 출신 법무법인 화온 법률검토 완료 2026.05.20

요즘 한 가지 장면을 자주 본다. 중소기업 대표가 거래처 분쟁이나 직원 문제가 생기면 가장 먼저 변호사에게 전화하지 않는다. ChatGPT를 연다. 질문을 던지면 AI는 막힘없이 답한다. 청구 절차, 가압류 가능성, 소멸시효, 입증 책임의 분배. 변호사가 첫 상담에서 30분에 걸쳐 풀어내던 내용을 30초 만에 정리해 준다. 친절하고, 빠르며, 무료다.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 AI는 법을 안다. 판례 검색의 정확도는 빠르게 올라가고, 표준 계약서 정도는 충분히 작성해 낸다. 사건의 가능한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하고, 누적된 사실관계를 토대로 분석을 갱신하는 작업도 점점 더 잘해낸다. 단순한 법률 정보를 얻기 위해 변호사를 찾던 시대는 빠르게 저물고 있다.

그렇다면 솔직한 질문을 던질 차례다. AI 시대에 변호사가 정말 필요한가. 변호사가 "그래도 필요합니다"라고 답한다면, 그것은 직업을 지키려는 변명처럼 들린다. 그래서 답을 먼저 내리지 않고, 이 질문을 두 개의 다른 차원으로 분해해 보려 한다.

첫 번째 차원 — 책임의 무게

첫 번째 차원은 책임의 무게다. AI는 답을 만든다. 그러나 그 답이 틀려서 의뢰인이 손해를 입어도 AI는 책임지지 않는다. 약관에 면책 조항이 있고, 그 답은 "참고용"이라는 단서가 붙는다. 변호사는 다르다. 변호사는 민법 제681조 위임계약상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부담하며, 자문 품질이 부실하면 손해배상 책임, 변호사법 제90조의 징계(영구제명·제명·정직·과태료·견책), 평판 손상을 입는다. 자기 답변의 품질이 곧 자기 직업의 생사가 되는 자리에 변호사가 서 있다.

이 차이는 추상적으로 보이지만 자문의 질을 가르는 결정적 차이를 만든다. 책임을 지지 않는 조언자는 가능한 모든 옵션을 평면적으로 나열하면 충분하다. 그러나 책임을 지는 조언자는 그중에서 "이 사건에서는 이 방향을 권합니다"라고 한 가지를 짚어야 하고, 그 권유가 부실하면 본인이 대가를 치른다. 단정의 권한과 그에 따른 무게는, 사건의 결과에 자기 자신을 거는 사람에게만 주어진다.

두 번째 차원 — 시장 안의 행위자

두 번째 차원은 더 본질적이다. AI는 법률 시장의 행위자가 아니다. 사건은 법조문의 다툼만이 아니다. 어느 검사실에 사건이 배당되었는지, 상대방 변호사가 어떤 평판을 가진 사람인지, 재판부의 성향과 최근 판결 경향은 어떠한지, 어느 시점에 합의 카드를 꺼내는 것이 적절한지. 사건의 결과는 이 모든 시장 내 맥락의 영향을 받는다.

변호사는 이 시장 안에 위치한 사람으로서, 법조문에 적히지 않은 실무 관행, 사건이 흐르는 비공식적 통로, 동료 변호사들과의 신뢰 관계를 자기 자산으로 갖는다. AI는 시장 바깥에서 분석한다. 시장 안에서 작동하는 정보는 AI의 학습 데이터에 들어가지 않는다. AI는 시장 바깥의 분석자이고, 변호사는 시장 안의 행위자다.

이 두 차원이 결합된 장면이 실제 상담실에서는 자주 펼쳐진다. 한 중소기업 대표가 이미 AI에게 자기 사건을 충분히 입력하고 답을 받은 뒤 상담을 왔다. AI의 분석은 정확했다. 청구원인, 입증 자료, 예상되는 상대방의 항변까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 답을 그대로 실행하는 것이 옳은가는 다른 문제였다. 어느 시점에 가압류를 함께 신청하느냐, 상대방 회사의 자금 사정과 다른 분쟁의 진행 상황을 고려해 어떤 합의 카드를 미리 준비해 두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라진다.

이 판단은 시장 안에서 사건을 끌고 가본 사람만이 내릴 수 있고, 그 판단의 결과에 자기 평판을 거는 사람만이 단정해 줄 수 있다. AI의 분석은 출발선이었고, 변호사의 판단은 그 출발선 위에서 비로소 시작되는 별개의 작업이었다.

어떤 일에 변호사가 필요한가

결국 AI 시대의 진짜 질문은 "변호사가 필요한가"가 아니라 "어떤 일에 변호사가 필요한가"이다. 단순한 정보 조회, 표준적 서류 작성, 일반적 시나리오 분석에는 변호사가 점점 덜 필요해진다. 그러나 사건의 결과에 자기 자신을 거는 결정, 시장 안의 맥락을 읽어내는 판단, 그 판단의 품질에 직업적 책임을 지는 자문에는 여전히, 그리고 더욱 변호사가 필요하다.

그 경계를 인식하지 못한 채 AI에 모든 것을 맡기는 의뢰인은, 사건이 한 단계 진행된 뒤에야 그 경계의 존재를 깨닫는다. 그때 변호사가 받아드는 것은 새로운 사건이 아니라, 이미 한 방향으로 기울어진 사건이다. 이어지는 AI 시대 변호사 선택 시리즈에서는 이 간극이 구체적인 시나리오에서 어느 단계에 어떻게 어긋나는지 5편에 걸쳐 따라가 본다.

AI는 법을 안다. 그러나 사건의 결과에 자기를 거는 자리에는 사람이 서야 하고, 시장 안에서 사건을 끌고 가는 자리에도 사람이 서야 한다. 그 자리가 AI 시대 변호사의 자리다.

법무법인 화온 · 오정환 대표변호사 · VIP뉴스 [법률칼럼] 2026.5.20 기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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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김앤장 · 사법시험 수석 · 50년 법조 — 결합 자문 · 비밀준수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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