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사건, 결과는 바뀔 수 있다
학폭위는 여러 행위를 하나씩 떼어 평가한 끝에 지속성을 부정하고 서면사과에 그쳤다. 법원은 관계와 맥락, 반복성, 피해학생이 실제로 겪은 위축을 함께 보아야 한다며 그 처분을 취소했다. 학교폭력 사건에서 학폭위의 판단은 최종 진실이 아니라 행정처분이고, 행정처분은 법원의 통제를 받는다.
학폭위 판단이 뒤집힌 지점
이 사건에서 학폭위는 문제 된 여러 행위 가운데 일부만 학교폭력으로 인정하고 서면사과를 의결했다. 심각성은 낮음, 지속성은 없음, 고의성은 낮음이었다. 반복된 언행에 대해서도 각각의 사안일 뿐 이어진 것이 아니라고 보아 지속성을 부정했고, 그 결과 전체 점수가 낮게 산정돼 조치도 가벼운 수준에 머물렀다.
행위를 하나씩 떼어 평가할 것이 아니라 당사자 간 관계, 행위의 경위, 반복성, 맥락, 피해학생이 실제로 겪은 심리적 위축과 고통을 종합해 보아야 한다. 공개된 장소에서 반복적으로 특정 학생을 배제하고 조롱하는 언행은 겉으로 일상적인 발언이라도 또래 갈등을 넘어 인권 침해에 이를 수 있다.
법원은 학폭위가 사실인정을 오인하고 행위의 지속성과 고의성을 과소평가했다고 보았다. 재량권 일탈·남용이 인정돼 처분 취소로 이어진 사안이다.
학교폭력 사건에서 학폭위와 법원은 무엇을 다르게 보는가
학교폭력 사건에서 위원회와 법원이 갈리는 지점은 사실을 보는 눈금이 아니라 사실을 묶는 단위다. 같은 사실관계라도 개별 사건으로 쪼개 보느냐 누적된 영향으로 보느냐에 따라 지속성의 결론이 달라지고, 지속성이 달라지면 조치 수위가 함께 움직인다.
학교폭력예방법 시행령 제19조 — 조치별 적용 기준은 학교폭력의 심각성·지속성·고의성, 가해학생의 반성 정도, 선도 가능성, 양측 보호자 간 화해의 정도, 피해학생이 장애학생인지 여부를 고려해 결정한다.
| 구분 | 학폭위의 접근 | 법원이 요구한 접근 |
|---|---|---|
| 평가 단위 | 행위를 하나씩 분절해 판단 | 관계와 경위를 포함한 전체 맥락 |
| 지속성 | 각각의 사안일 뿐이라며 부정 | 반복성과 누적된 영향으로 판단 |
| 피해의 크기 | 발언의 외형으로 판단 | 피해학생이 실제로 겪은 위축과 고통 |
결과가 납득되지 않을 때 열려 있는 통로
학교폭력 조치에 이의가 있는 쪽은 피해학생 측이든 가해학생 측이든 법이 정한 불복 통로를 쓸 수 있다. 납득되지 않는다는 느낌과 법적으로 다툴 수 있는 문제는 구별해야 하고, 그 구별을 만드는 것은 감정이 아니라 기록이다.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의2는 교육장이 학교폭력예방법 제16조 제1항과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 제1항에 따라 내린 조치에 이의가 있는 피해학생과 가해학생 양쪽 모두에게 행정심판 청구권을 준다. 행정심판은 행정심판법 제27조 제1항에 따라 조치가 있음을 알게 된 날부터 90일 이내에 청구해야 한다. 취소소송의 제소기간은 행정소송법 제20조가 따로 정하는데,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처분이 있은 날부터 1년이 지나면 원칙적으로 소를 제기하지 못한다. 이 기고문은 2026년 2월 경인미래교육신문에 실렸고, 그때 인용된 판결이 지금도 같은 물음을 던진다.
"학폭위의 결정이 곧 절대적인 결론은 아니다. 교육적 판단과 법적 판단 사이에는 간극이 존재하며, 그 간극이 바로 소송에서 다투어지는 영역이다. 중요한 것은 감정이 아니라 기록이고, 주장보다도 논리다."
오정환 변호사 · 법무법인 화온 대표변호사 · 경인미래교육신문 기고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