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AL GUIDE

배우자가 숨긴 가상자산을 이혼 재산분할에서 찾아내는 법적 수단

코인은 계좌가 아니니 잡히지 않으리라 여기는 사람이 많다. 실제 법정에서는 반대다. 국내 거래소에 남은 가상자산 기록은 은행 거래내역만큼 선명하고 여는 문이 오히려 가볍다. 다만 그 문은 은행을 여는 문과 달라서, 어디를 두드려야 하는지 모르면 열리는 것도 못 연다.
핵심 요약
가상자산거래소는 금융실명법이 아니라 민사소송법의 사실조회로 연다. 거래소가 금융실명법이 말하는 금융회사에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고, 그래서 절차가 오히려 가볍다. 그리고 가상자산의 가액은 세 날짜에 나뉘어 고정된다. 수량을 세는 날, 시세를 매기는 날, 판 것은 판 날이 각각 다르다.

거래소를 여는 문은 은행과 다르다

배우자가 보유한 가상자산의 거래내역을 법원을 통해 확인할 때 근거가 되는 법률은 금융실명법이 아니다.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제4조(금융거래의 비밀보장)는 법원의 제출명령이 있으면 거래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하는데, 그 의무를 지는 대상은 같은 법 제2조 제1호가 열거한 금융회사다. 은행, 투자매매업자, 보험회사, 상호저축은행, 새마을금고, 체신관서까지 이름이 하나씩 적혀 있고 가상자산사업자는 그 목록에 없다.

그래서 거래소에는 다른 문을 쓴다. 민사소송법 제294조(조사의 촉탁)가 정한 사실조회다. 가사소송에도 그대로 준용된다.

민사소송법 제294조
법원은 공공기관ㆍ학교, 그 밖의 단체ㆍ개인 또는 외국의 공공기관에게 그 업무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필요한 조사 또는 보관중인 문서의 등본ㆍ사본의 송부를 촉탁할 수 있다.

조문에 「단체ㆍ개인」이 들어 있어서 거래소가 대상이 된다. 금융실명법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범위」라는 제약도 받지 않으므로 은행 계좌보다 폭넓게 물을 수 있다.

두 문이 한 사건에서 나란히 쓰인 예가 있다. 수원고등법원 2023. 3. 17. 선고 2021르12517 판결의 증거 목록에는 어느 회사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 두 건과 다른 회사에 대한 금융거래정보회신 한 건이 함께 적혀 있다. 거래소에는 사실조회, 금융기관에는 제출명령을 넣은 것이다.

여는 방법이 사실조회 하나뿐인 것도 아니다. 수원고등법원 2025. 11. 5. 선고 2024르11577 판결에서는 거래소에 문서제출명령을 넣어 기준일 당시 종목별 보유수량을 소수점 아래까지 확인했다.

은행 거래내역이 어느 거래소를 물을지 정한다

거래소에 사실조회를 넣을 때 물어야 할 것은 현재 남아 있는 가상자산 잔고 하나가 아니다. 잔고만 받으면 이미 옮겨 놓은 가상자산이 기록에서 빠진다. 원화 입출금 내역, 가상자산 종목별 보유수량 변동, 외부 지갑으로 나간 전송 내역을 함께 물어야 하고, 셋 가운데 전송 내역이 가장 많이 누락된다.

실마리는 대개 은행에서 나온다. 그리고 이것은 요령이 아니다. 제도가 그렇게 만들어 둔 결과다. 특정금융정보법 제7조(신고) 제3항 제2호실명확인이 가능한 입출금 계정을 통해 금융거래를 하지 않는 가상자산사업자의 신고를 수리하지 않을 수 있게 한다. 그 계정은 같은 금융회사에 열린 거래소 계좌와 그 고객의 계좌 사이에서만 거래를 허용한다. 원화로 가상자산을 사고파는 한 본인 명의 은행계좌를 거치지 않을 수 없다는 뜻이고, 그래서 은행 거래내역에 자국이 남는다.

그래서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은 최근 3년에서 5년치를 함께 잡는다. 혼인 기간이 길고 매수 시점이 오래됐다면 짧게 끊는 순간 시작점을 놓친다. 송금처가 드러나면 그 거래소에 사실조회를 넣고, 흔적이 여러 곳으로 갈리면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원화마켓 거래소를 함께 건다.

외부로 옮긴 가상자산도 국내 구간에는 기록이 남는다. 특정금융정보법 제6조(적용범위 등) 제3항이 가상자산사업자에게 전신송금 시 정보제공 규정을 적용하도록 한 결과다. 실무에서 트래블룰이라 부르는 것이고, 국내 거래소에서 밖으로 보낸 내역에 받는 쪽 정보가 함께 남는다. 소명되지 않는 큰 금액의 출금은 그 자체로 은닉 주장의 근거가 된다.

배우자의 가상자산이 지금 어디에 있는가

국내 거래소

사실조회 또는 문서제출명령으로 종목별 보유수량과 입출금 내역을 받는다

송금 흔적만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으로 송금처를 특정한 뒤 그 거래소에 사실조회를 넣는다

이미 매도

매도 시점과 매도가격을 확보한다. 금액이 그 값으로 고정된다

해외ㆍ지갑

조회와 집행이 함께 어려워진다. 트래블룰이 남긴 전송 내역부터 잡는다

네 갈래 중 어느 것에 해당하는지는 은행 거래내역이 정해 준다. 거래소부터 열지 않는다.

자산이 있는 곳여는 수단근거 조문
은행ㆍ증권ㆍ보험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금융실명법 제4조 제1항 제1호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사실조회 촉탁 또는 문서제출명령민사소송법 제294조
국세청 보유 자료과세정보 제출명령국세기본법 제81조의13 제1항 제3호
명의 재산 전반재산명시 뒤 재산조회가사소송법 제48조의2ㆍ제48조의3
이미 넘긴 재산사해행위취소민법 제839조의3
확인된 거래소 잔고가압류로 묶는다가사소송법 제63조

재산명시로 상대방에게 목록을 내게 하는 길도 있으나, 그 열거에 가상자산이라는 이름이 없어서 적을 의무가 있느냐를 두고 실랑이가 벌어진다. 목록을 기다리기보다 사실조회를 먼저 넣는 편이 빠르다.

표의 아래 세 줄은 가상자산에만 쓰는 수단이 아니다. 가사소송법 제48조의3(재산조회)민법 제839조의3(재산분할청구권 보전을 위한 사해행위취소권)은 부동산과 예금까지 함께 걸리는 수단이고, 그 절차는 아래 관련 글에 따로 정리해 두었다.

가상자산에는 날짜가 세 개 붙는다

가상자산의 가액은 하나의 날짜로 정해지지 않고 성격에 따라 서로 다른 세 날짜에 고정된다. 시세가 하루에도 오르내리니 어느 날을 잡느냐가 금액을 바꾼다. 법원은 이 문제를 하나의 날짜로 누르지 않고 성격에 따라 나눠 잡는다.

첫째, 수량을 세는 날이다. 분할 대상을 확정하는 시점에 가상자산을 몇 개 갖고 있었는지를 종목별로 센다. 이 날은 사건마다 달라서 혼인관계 파탄일로 잡은 판결도 있고 조정신청일로 잡은 판결도 있다. 어느 날로 잡느냐가 수량을 바꾼다. 둘째, 시세를 매기는 날이다. 그 수량에 곱할 단가는 변론이 끝나는 시점의 가상자산 시세로 잡는 예가 있다. 시세가 계속 움직이므로 선고에 가까운 시점 시세를 다시 내는 편이 안전하다. 셋째, 이미 판 것은 판 날이다. 소송 중에 매도했다면 그 매도가격이 그대로 금액이 된다. 세 날짜를 뒤섞으면 같은 가상자산이 두 번 계산되거나 통째로 빠진다.

1수량을 세는 날 · 파탄일 또는 조정신청일
2시세를 매기는 날 · 변론종결 무렵
3판 것은 판 날 · 매도가격
수원고등법원 2023. 3. 17. 선고 2021르12517 판결
소송 계속 중 매도된 가상자산 세 종목은 매도가격으로, 나머지는 조정신청일 당시 보유하던 종목별 수량에 변론종결 당시 시세를 곱해 가액을 산정했다.
한쪽이 상대방에게서 받은 로그인 정보로 가상자산을 팔아 버린 사건이다. 팔았다는 사실이 오히려 금액을 매도가격으로 고정시켰다.

다만 찾아냈다고 해서 전부 분할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 수량이 확인되어도 그 가상자산에 값이 남아 있지 않으면 계산에서 빠진다. 거래가 끊긴 종목, 상장이 폐지된 종목이 그렇고, 10만 원에 못 미치는 재산도 실무상 덜어낸다. 조회 결과를 받은 다음 종목별로 값을 확인하는 일이 그래서 따로 필요하다.

수원고등법원 2025. 11. 5. 선고 2024르11577 판결
거래소에 대한 문서제출명령으로 기준일 당시 가상자산 여섯 종목의 보유수량을 확인했으나, 거의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최근 거래가격과 보유 수량을 고려할 때 분할대상으로 삼을 정도의 경제적 가치가 남아 있지 않다고 보아 분할대상재산에 포함하지 않았다.
여섯 종목의 최근 거래가격이 0.07달러에서 0달러 사이였다. 수량을 밝혀내는 것과 값을 받아내는 것이 다른 일이라는 것을 보여 준다.

이미 팔아 버렸다면 어떻게 되는가

이미 처분해 버린 가상자산이 곧 분할 대상에서 사라진 재산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급심 실무는 기준시점보다 재산이 줄어든 경우, 처분한 사람이 그 경위와 사용처를 대지 못하면 그 재산이 현존하는 것으로 추정해 분할 대상과 가액을 정한다. 어디로 갔는지까지 청구하는 쪽이 밝힐 일이 아니다.

이 추정이 가상자산에서 특히 크게 작동한다. 옮기기도 팔기도 쉬운 재산이어서 소송이 시작되고 나서 잔고가 줄어드는 일이 흔한데, 줄었다는 사실만 드러내면 그다음 설명 의무는 상대방에게 넘어간다.

부산가정법원 2024. 8. 21. 선고 2024르20410 판결
원칙적으로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대상과 가액을 정하되, 소비나 은닉이 쉽고 기준시점을 달리하면 중복 합산의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별거를 시작해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고 볼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보유하던 것이 부부공동생활에 쓰였다는 명확한 입증이 없는 한 그대로 보유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쟁점 제목이 「가상화폐 잔액 및 매도금액」이었다. 증거는 은행 두 곳의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과 거래소 한 곳의 사실조회회신이고, 은행에서 시작해 거래소로 가는 순서가 증거 배열에 그대로 남아 있다.

"코인 사건에서 먼저 묻는 것은 코인 이름이 아니라 언제부터 따로 살았는지다. 그 날짜가 수량을 세는 날을 정하고, 그것이 정해져야 은행 거래내역에서 어느 거래소를 물을지 고를 수 있다. 순서를 뒤집으면 아무 데나 물어보다 시간을 쓴다. 그리고 잔고가 줄어 있으면 감추지 말고 먼저 드러낸다. 줄었다는 사실이 우리 쪽 부담이 아니라 상대방의 설명 의무가 되기 때문이다."

이보미 · 법무법인 화온 파트너변호사 (이혼·상속 전담)

외국 거래소와 개인 지갑의 한계

가상자산이 국내 거래소 밖으로 나가는 순간부터는 조회도 집행도 어려워진다. 국내에 신고된 가상자산 거래소는 법원의 촉탁에 응하지만, 바이낸스나 바이비트 같은 외국 거래소는 촉탁이 닿는 범위도 좁고 받아낸 뒤 집행하는 것도 별개의 문제다.

앞의 2021르12517 사건이 그 한계를 적어 두었다. 어느 거래소는 외국 거래소여서 거기 보관된 가상자산의 현물분할 강제집행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하면서, 현물로 넘기라고 명하는 대신 가액으로 계산하고 집행이 안 되면 시세로 환산한 돈을 지급하도록 정했다. 찾아내는 일과 가져오는 일이 여기서 갈린다.

해외로 옮긴 가상자산은 국세청 자료로 존재를 확인하는 길이 남는다. 국세기본법 제81조의13(비밀 유지)은 과세정보 제공을 원칙적으로 막으면서도 법원의 제출명령이 있으면 제공할 수 있게 하고, 해외금융계좌 신고 내역이 여기 들어간다.

직접 들어가 보는 순간 사건이 뒤집힌다 배우자의 계정에 로그인 정보를 몰래 알아내 접속하는 것은 정보통신망 침해다. 확보한 자료가 증거로 쓰이지 못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형사 문제가 따로 생긴다. 흥신소를 통한 자산 조사도 마찬가지다. 재산조회로 받은 자료를 그 심판 외의 목적에 쓰는 것 역시 가사소송법이 조문으로 금지한다.

확인이 끝나면 묶는 일이 남는다. 가사소송법 제63조(가압류, 가처분)는 가사소송사건을 본안으로 한 가압류를 허용하고, 제2항은 담보를 제공하게 하지 아니하고 할 수 있다고 정한다. 거래소 계정의 원화 잔고를 묶으면 판결 전에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다.

상담 전에 챙기면 좋은 것 별거를 시작한 날짜, 배우자 명의 은행 계좌의 최근 몇 년치 거래내역 사본, 거래소 이름이 찍힌 입출금 기록이다. 날짜를 맨 앞에 둔 것은 그것이 가상자산 수량을 세는 날을 정하기 때문이다. 세 가지가 있으면 어느 거래소에 무엇을 물을지가 첫 상담에서 정해진다. 종목 이름이나 수량을 모르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청구할 수 있는 기간에도 끝이 있다. 민법 제839조의2(재산분할청구권)는 이혼한 날부터 2년이 지나면 청구권이 소멸한다고 정한다. 이혼할 때는 몰랐던 가상자산을 나중에 알게 된 경우에도 이 2년이 먼저 흐르고, 가상자산은 존재를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재산이라 이 기간이 특히 빠듯하다.

함께 읽기 배우자가 재산을 빼돌린다면: 이혼 재산분할 전 재산조회·가압류·사해행위취소 실무 가이드 재산명시와 재산조회, 가압류, 사해행위취소를 절차 순서대로 정리한 글이다. 부동산과 예금까지 함께 걸리는 수단이다. 다음 단계 이혼 재산분할, 얼마나 받을 수 있나요? 기준과 비율 총정리 대상을 확정한 뒤에 오는 물음이다. 분할 비율과 기여도 산정을 다룬다.

자주 묻는 질문

배우자가 어느 거래소를 쓰는지 모르는데 조회가 되나요?
은행 계좌 거래내역이 먼저입니다. 거래소로 나간 원화 송금 기록에 상대 회사명이 남으므로, 그 기록으로 조회할 거래소를 좁힌 다음 사실조회를 넣습니다. 이름을 모른 채 여러 곳에 한꺼번에 넣는 방식은 권하지 않습니다.
가상자산도 재산분할 대상이 되나요?
혼인 중 쌍방의 협력으로 이룬 재산이면 형태를 가리지 않습니다. 실제로 법원이 가상자산의 종목별 수량과 가액을 산정해 분할 대상에 넣고, 현물로 인도하되 집행이 안 되면 시세로 환산해 지급하라고 정한 판결이 있습니다.
소송 중에 배우자가 가상자산을 팔아 버리면 어떻게 되나요?
판 사실이 확인되면 그 매도가격으로 계산에 들어갑니다. 판 가상자산 대금을 어디에 썼는지 상대방이 설명하지 못하면 그 재산이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되므로, 처분 자체가 회피 수단이 되지는 않습니다.
해외 거래소에 옮겨 두면 못 찾나요?
찾는 것과 가져오는 것을 나누어 보셔야 합니다. 국내 거래소에서 밖으로 보낸 내역에는 받는 쪽 정보가 함께 남으므로 옮긴 흔적 자체는 드러나는 경우가 많고, 소명되지 않는 큰 금액의 출금은 그 자체로 은닉 주장의 근거가 됩니다. 다만 해외에 실제로 있는 자산을 현물로 집행하는 것은 별개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배우자 계정에 들어가서 화면을 찍어 두면 증거가 되나요?
권하지 않습니다. 계정 접속 자체가 정보통신망 침해에 해당할 수 있어 증거로서의 가치보다 위험이 큽니다. 같은 내용을 법원의 사실조회로 받으면 다툼 없이 쓸 수 있습니다.
이혼한 지 이미 몇 년이 지났는데 지금이라도 청구할 수 있나요?
이혼한 날부터 2년이 기준입니다. 그 기간이 지나면 나중에 숨긴 재산을 알게 되었더라도 재산분할 청구가 어렵습니다. 기간이 남아 있는지부터 확인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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