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상속인이 재산을 빼돌리려 한다 - 지금 당장 해야 할 것
부모님이 돌아가시자마자 형제 중 한 명이 인감증명서를 요구합니다. 용도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혹은 통장에서 이미 돈이 빠져나갔습니다. 재산이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조차 파악이 안 됩니다. 지금 이 순간 움직이지 않으면 나중에 되돌릴 수 없습니다. 상속재산을 지키기 위해 지금 해야 할 것을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상속재산은 공동소유 - 한 명이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다
피상속인이 사망하는 순간, 상속재산은 공동상속인 전원의 공유가 됩니다(민법 제1006조). 맏형이라도, 함께 살았어도, 상속 업무를 도맡아 왔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공동소유 재산을 한 명이 단독으로 처분하려면 나머지 상속인 전원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상속재산분할협의서에 날인하려면 인감증명서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용도를 알려주지 않고 인감증명서만 달라고 하거나, 서류 내용을 볼 시간도 주지 않고 서명을 요구한다면 반드시 멈춰야 합니다.
상속재산분할협의서에 한번 서명하면 그 내용대로 상속이 확정됩니다.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성된 경우에도 취소하려면 사기·강박·착오를 별도로 입증해야 하는데, 법원에서 인정받기 매우 어렵습니다. 내용을 모른 채 인감증명서를 제공해야 할 의무는 없습니다.
상속재산을 파악하는 방법 — 안심상속 원스톱부터 금감원 조회까지
다른 상속인이 정보를 독점하고 있거나 재산 규모를 알 수 없다면, 본인이 직접 조회할 수 있는 공식 경로가 있습니다. 상속인이라면 누구든 독립적으로 신청할 수 있습니다.
상속재산 무단처분을 막는 방법 — 처분금지가처분 신청
다른 상속인이 부동산을 팔거나 담보로 제공하려는 정황이 포착됐다면, 즉시 법원에 처분금지가처분을 신청해야 합니다. 가처분 결정이 나면 부동산 등기부에 "처분금지가처분" 기재가 되고, 이후 해당 부동산의 매매·증여·저당권 설정 등 모든 처분이 사실상 불가능해집니다.
| 재산 유형 | 신청 수단 | 효과 |
|---|---|---|
| 부동산 (토지·건물) | 처분금지가처분 | 등기부에 기재 — 매매·증여·저당권 설정 불가 |
| 예금·금융자산 | 지급금지가처분 | 해당 금융기관에 송달 — 인출 불가 |
| 주식·펀드 | 처분금지가처분 | 증권사에 통보 — 매도·담보 제공 불가 |
신청 요건: 상속재산에 대한 지분권(피보전권리) + 처분 우려(보전의 필요성) 소명
관할법원: 부동산 소재지 지방법원 / 금융자산은 채무자 주소지 법원
소요 기간: 통상 3~4주. 긴급한 경우 담보 제공 즉시 결정이 나오기도 합니다.
담보 제공: 법원이 정한 금액을 보증보험 또는 현금공탁으로 제공해야 합니다.
협의가 안 될 때 — 상속재산분할심판 청구
공동상속인 사이에 분할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한 명이 협의를 거부한다면, 가정법원에 상속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1013조). 상속재산분할청구는 청구 기한의 제한이 없어 상속 개시 후 언제든 가능합니다.
피상속인 생전에 받은 증여(특별수익)는 구체적 상속분 계산에 반영됩니다. 특별수익자의 구체적 상속분 계산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상속재산 가액 + 모든 상속인의 특별수익 가액) × 상속분율 − 본인의 특별수익 가액
협의가 안 된다면 분할심판을 청구하면 됩니다. 법원이 증여세 납부 내역까지 직접 조회해 특별수익을 반영합니다.
이미 처분됐다면 — 그래도 대응 방법이 있다
처분금지가처분을 신청하기 전에 이미 재산이 처분된 경우에도 완전히 손을 쓸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① 예금이 이미 인출된 경우 — 부당이득 반환청구
예금채권은 원칙적으로 상속 개시와 동시에 법정상속분에 따라 공동상속인에게 귀속됩니다(대법원 2025. 3. 24.자 2024스866, 2024스868 결정). 한 상속인이 이를 초과해 인출했다면 자신의 지분을 초과한 금액에 대해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특별수익이나 기여분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예금도 분할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6. 5. 4. 자 2014스122 결정).
② 부동산이 이미 매각된 경우 — 대상재산 분할 청구
상속재산이 처분돼 없어진 경우 처분대금(대상재산)이 상속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6. 5. 4. 자 2014스122 결정). 처분대금을 가진 상속인에게 자신의 구체적 상속분에 해당하는 금액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③ 유류분이 침해된 경우 — 유류분 반환청구
피상속인 생전에 일부 상속인이 대부분의 재산을 이미 증여받아 다른 상속인의 유류분이 침해된 경우, 유류분 반환청구로 최소한의 몫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단, 상속 개시와 침해 사실을 안 날로부터 1년, 상속 개시일로부터 10년 이내에 행사해야 합니다(민법 제1117조).
내 상황에 맞는 대응은?
- 인감증명서 요구를 받았다 → 서명 전 내용 확인, 필요시 거부
- 부동산 처분 움직임이 포착됐다 → 즉시 처분금지가처분 신청
- 예금 인출 시도 → 지급금지가처분 신청
- 재산 규모를 모른다 → 안심상속 원스톱 즉시 신청
- 예금이 인출됐다 → 부당이득 반환청구 검토
- 부동산이 매각됐다 → 처분대금(대상재산) 분할 청구
- 생전 증여로 유류분 침해 → 유류분 반환청구 (1년 기한 주의)
- 협의 자체 거부 → 상속재산분할심판 청구
상속 분쟁은 시간이 지날수록 선택지가 줄어듭니다.
지금 상황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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