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후 촉탁직이라고 마음대로 내보낼 수 없다 - "계약만료" 통보를 받았다면 부당해고일 수 있다
수년, 길게는 십수 년을 한 직장에서 성실히 일하다 정년을 맞은 근로자가 화온을 찾을 때 가장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정년이 지나서 촉탁직으로 다시 계약했는데, 회사가 갑자기 평가 점수가 낮다며 계약만료라고 합니다. 사직서도 썼고 계약직이니까, 그냥 받아들여야 하는 건가요?"
결코 그렇지 않다. 서울행정법원은 최근 정년퇴직 후 재고용된 촉탁직 근로자에 대한 회사의 일방적인 계약만료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서울행정법원 2026. 4. 9. 선고 2025구합53964 판결). 본 사건의 근로자는 지방노동위원회·중앙노동위원회·행정법원까지 세 번 연속으로 승소했다. 회사가 사직서를 받고, 새 계약서를 쓰고, 자체 평가까지 거쳤음에도 결과는 근로자의 완승이었다.
부당해고로 인정되면 근로자는 원직에 복직할 수 있고, 해고된 날부터 복직할 때까지 일하지 못한 기간의 임금 전부를 받을 수 있다. 포기하고 물러서는 것과 권리를 주장하는 것의 차이는 결코 작지 않다.
한 줄 요약
서울행정법원 2025구합53964 판결은 정년 후 6개월 촉탁직 근로자에 대한 위탁관리회사의 계약만료 통보를 부당해고로 인정했다(지노위·중노위·행정법원 3연속 근로자 승소). 사직서를 냈어도 갱신기대권은 사라지지 않고, 시용 평가표로 베테랑을 평가하면 평가의 객관성이 무너지며, 사전 고지와 객관적 사유가 없는 갱신거절은 정당성을 잃는다. 근로기준법 제28조에 따라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은 해고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가능하다.
어떤 사건이었는가 — 본인의 사정과 얼마나 닮았는지 확인하라
아파트 위탁관리회사에서 5년 6개월간 기전대리로 근무한 B는 만 62세 정년이 도래하자 회사의 안내에 따라 "정년으로 인하여 사직한다"는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리고 곧바로 같은 회사와 신분 '촉탁계약직', 직책 '관리부장', 기간 6개월의 촉탁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아파트에서 계속 일했다. 하던 일은 정년 전과 사실상 같았다.
6개월이 지날 무렵, 관리소장 등은 B에게 기준조차 알려주지 않은 '업무적격성 평가'를 실시했고, 점수가 기준 70점에 미달한다며 계약만료를 통보했다. B는 억울함을 받아들이지 않고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했고, 결국 행정법원에서까지 승리를 확정지었다.
회사 입장에서는 "사직서까지 받았고 평가 점수도 미달이니 갱신거절에 정당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노동위원회와 법원은 모두 일관되게 회사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어떤 사실관계가 결과를 가른 것일까.
법원이 근로자의 손을 들어준 세 가지 핵심 법리
① 정년 후 촉탁직에게도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
회사는 "사직서를 받았으니 근로관계가 끊어졌고, 촉탁계약은 신규채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B의 사직서가 "진정한 사직이 아니라 촉탁직 재고용을 위한 형식적 절차에 불과하다"고 보았다. 정년 전과 같은 일을 계속하고 있고, 취업규칙에 재고용 규정이 있으며, 동료들도 줄줄이 재고용된 관행이 있다면 정년이 지났더라도 "계약이 갱신되리라는 정당한 기대" — 즉 갱신기대권이 법적으로 보호된다(대법원 2023. 6. 29. 선고 2018두62492 판결의 확립된 법리).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면 회사가 합리적 이유 없이 계약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해고와 똑같이 무효가 된다.
② 엉터리 평가는 갱신거절의 근거가 될 수 없다
회사는 "평가 점수 미달"을 내세웠지만, 법원은 그 평가 자체가 무효라고 판단했다. 회사가 사용한 평가표는 신입 수습사원용 평가 양식(별지 3)의 제목만 바꾼 것이었고, 취업규칙이 정한 정식 재계약 평가 기준(별지 2 — 건강상태·입주민 의견 등)과는 항목도 배점도 전혀 달랐기 때문이다. 평가를 받았더라도 그 평가가 어떤 양식으로, 어떤 기준에 따라 이루어졌는지 함께 따져보아야 한다. 회사의 평가가 늘 적법한 것은 아니다.
③ 미리 알려주지 않은 기준, 증거 없는 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회사는 계약 체결 당시 "평가에서 70점 미만이면 재계약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B에게 전혀 알리지 않았다. "컴퓨터 능력 미숙", "보고 누락" 같은 갱신거절 사유를 주장하면서도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 증거를 제출하지 못했다. 평가자의 주관적 인상 비평만으로 수십 년 일해 온 근로자의 일자리를 빼앗을 수 없다는 것이 법원의 분명한 태도다.
서울행정법원 2026. 4. 9. 선고 2025구합53964
평가의 형식이 무너지면
갱신거절도 함께 무너진다
시용 양식으로 베테랑을 평가한 순간, 그 점수는 처음부터 잘못된 기준에서 나온 것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부당해고를 의심해 보라
아래 항목 중 하나라도 본인의 상황과 일치한다면, 회사의 '계약만료' 통보는 법적으로 다툴 여지가 크다.
정년 전후로 하는 일이 사실상 같은데 사직서를 쓰고 촉탁직으로 전환된 경우
같은 직장에서 다른 정년퇴직자들은 계속 재고용되어 온 경우
계약서나 취업규칙에 재고용·재계약 규정이 있는 경우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는지 미리 듣지 못한 채 갑자기 평가 점수를 이유로 계약종료를 통보받은 경우
아파트 관리·시설관리·경비·미화 등 상시적으로 계속되는 업무를 담당해 온 경우
특히 아파트 관리사무소·시설관리·경비·미화 업종은 업무의 성격상 갱신기대권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본 사건도 아파트 위탁관리업의 기술직 근로자였고, 위탁관리계약이 2027년까지 갱신되어 있어 상시·지속적 업무로 인정된 사정이 결정적이었다.
수십 년의 성실한 노동이 "계약만료"라는 한 마디로 부정되어서는 안 된다. 사직서를 냈어도 갱신기대권은 사라지지 않는다.
법무법인 화온 · 권석현 파트너변호사
정년 후 촉탁직 갱신거절 사건은 갱신기대권의 성립, 평가의 적법성, 갱신거절의 합리성이라는 노동법의 정밀한 법리가 교차하는 영역이다. 혼자서 노동위원회에 대응하다 초기에 주장과 증거를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면 이후 단계에서 만회하기 어렵다. 법무법인 화온은 부당해고 해당 여부 검토 상담, 지방·중앙노동위원회 구제신청 및 심문회의 대리, 원직복직 및 해고기간 임금 상당액 청구, 행정소송 수행까지 권리 회복의 전 과정을 담당한다.
법무법인 화온 · 부당해고 구제신청·노동위원회 대리
계약만료 통보를 받았다면, 3개월이 지나기 전에 검토합니다
권석현 파트너변호사 · 노동위원회 구제신청·부당해고 행정소송
상담 문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