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선거관리규정과 온라인 선거운동 - 앱 게시글 하나로 후보자등록이 무효가 된 판결
선거운동 방법을 열거해 둔 아파트 선거관리규정에서는 목록에 없는 방법이 곧 허용되지 않는 방법이다. 공동주택관리법과 그 시행령이 알맹이를 관리규약으로, 다시 위원회 규정으로 내려보내 두어서, 단지 내부 문서가 그 단지 선거의 기준으로 작동한다. 온라인 게시를 넣을지 말지는 판결이 아니라 규정을 고치는 쪽이 정한다.
아파트 선거관리규정이 단지 선거에서 법률을 대신한다
동별 대표자를 어떻게 뽑을지 실제로 정하는 문서는 법률이 아니라 단지 내부의 규정이다. 법률은 선거관리위원회를 두라고만 하고 구성과 운영은 대통령령으로 넘기며, 대통령령은 다시 관리규약으로, 관리규약에도 없는 사항은 선거관리위원회 규정으로 넘긴다. 위임이 이어지는 사이 선거운동 방법 같은 알맹이가 단지 문서로 내려앉는다.
법률이 직접 정한 것은 골격뿐이다. 공동주택관리법 제14조(입주자대표회의의 구성 등) 제3항은 동별 대표자를 선거구 입주자등의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로 뽑으라고만 하고, 공동주택관리법 제18조(관리규약)는 시·도지사의 준칙을 참조해 단지가 관리규약을 정하도록 한다. 같은 조 제4항은 그 관리규약이 지위를 승계한 사람에게도 미친다고 정한다. 나중에 이사 온 입주민도 앞 사람들이 만들어 둔 조문에 묶인다는 뜻이다.
선거관리위원회는 그 구성원(관리규약으로 정한 정원을 말한다) 과반수의 찬성으로 그 의사를 결정한다. 이 경우 이 영 및 관리규약으로 정하지 아니한 사항은 선거관리위원회 규정으로 정할 수 있다.
원문 표기 그대로 인용. 조문 전문은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15조(선거관리위원회 구성원 수 등)에서 확인할 수 있고, 위임의 출발점은 공동주택관리법 제15조(동별 대표자 등의 선거관리)다. 두 조문 모두 2026년 7월 1일 시행본이다.
열거한 다섯 가지에 온라인 게시가 없었다
이 단지의 선거관리규정 제21조에는 선거운동으로 쓸 수 있는 방법이 다섯 가지 올라 있다. 어깨띠와 표지물, 홍보물 교부와 공개된 장소에서의 지지 호소, 선거벽보, 전자우편, 전화와 문자메시지가 그것이다. 뒤의 둘은 상대의 주소나 번호를 아는 경우로 다시 좁혀져 있다. 조문이 「다음 각 항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방법으로」라고 맺었으므로 법원은 이 목록을 한정으로 읽었다.
| 규정 제21조가 적어 둔 방법 | 이 사건에서의 취급 | 제약 |
|---|---|---|
| 어깨띠·표지물 착용 | 허용 | 없음 |
| 홍보물 직접 교부, 공개된 장소에서의 지지 호소 | 앱 게시는 여기에 들어가지 않는다 | 직접 만나는 장면을 전제한 문언 |
| 선거벽보 작성 | 허용 | 없음 |
| 전자우편 발송 | 허용 | 상대의 주소를 아는 경우 |
| 전화·문자메시지 | 허용 | 상대의 번호를 아는 경우 |
| 입주민 소통 앱 게시 | 목록에 없다 | 후보자등록 무효 사유로 인정 |
후보자는 앱의 소통공간이 단지 구성원 모두에게 개방돼 있으므로 두 번째 방법에 해당한다고 다퉜다. 그런데 그 문언의 출처가 결론을 갈랐다. 해당 조문은 공직선거법 제106조(호별방문의 제한) 제2항을 거의 그대로 옮긴 것이다. 2026년 4월 22일 시행본에서도 문언은 그대로다. 그 조항이 열거한 곳은 도로·시장·점포·다방·대합실처럼 다수인이 왕래하는 공개된 장소다. 홍보물을 직접 주는 행위가 같은 항에 나란히 놓인 것도 대면 상황을 전제한 표시다. 게다가 게시글은 지워질 때까지 남아 되풀이해 읽히므로, 길에서 한 차례 인사를 건네는 경우와 파급력이 같지 않다.
선거관리규정이 선거운동 방법을 한정해 열거한 이상 목록에 없는 입주민 소통 앱 게시는 허용되지 않고, 출마자가 둘뿐인 선거에서 2표 차로 당락이 갈렸으므로 그 위반은 선거의 공정을 현저히 해친 것으로 보아, 후보자등록 무효 결정을 적법하다고 판단하고 당선인 지위 확인 청구를 기각했다.
다만 확정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재선거가 끝난 뒤의 지위 확인이므로, 과거의 법률관계라도 현재 분쟁을 푸는 데 유효하고 적절하면 확인의 소가 된다는 대법원 2020. 8. 20. 선고 2018다249148 판결의 법리가 전제로 놓인다. 단지 자치기구의 의결 절차를 다툴 때 함께 보는 법리로는 대법원 2015. 2. 16. 선고 2011다101155 판결이 있다.
아파트 선거관리규정을 고치지 않으면 같은 다툼이 다음 선거에서 반복된다
이 판결이 남긴 실무 과제는 소송이 아니라 조문 정비다. 온라인 게시가 목록에서 빠진 데에는 배제하겠다는 결단보다, 조문을 만들 무렵에 그런 통로 자체가 흔하지 않았던 사정이 더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낡은 목록은 후보자에게도 위원회에도 위험하다.
"단지 선거 분쟁 상담에서 나는 판례부터 찾지 않는다. 그 단지의 선거관리규정과 관리규약 두 개를 먼저 받는다. 조문이 한정 열거인지 예시인지가 결론의 절반이고, 그 판단이 서기 전에는 다툴지 말지를 정하지 않는다."
오정환 대표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