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간소송 증거 수집, 적법과 형사 처벌의 경계 | 법무법인 화온
목차
상간소송이 묻는 것 — 권리의 성격과 통계
상간소송은 배우자의 부정행위에 가담한 제3자에게 정신적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민사 불법행위 소송이다. 상간녀소송·상간남소송으로도 불리고, 위자료를 구한다는 점에서 상간녀위자료소송이라고도 한다.
간통죄는 2015년 헌법재판소 위헌 결정으로 폐지되어, 오늘날 상간자에게 물을 수 있는 것은 형사 처벌이 아니라 민사상 위자료다. 근거는 불법행위에 관한 민법 제750조와 정신적 손해의 배상을 정한 민법 제751조에 있다. 부정행위를 한 배우자와 상간자는 함께 책임을 지며, 두 사람의 책임은 부진정연대채무 관계에 선다.
관할도 갈린다. 배우자를 상대로 한 이혼 청구는 가정법원이 맡지만, 제3자인 상간자를 상대로 한 위자료 청구는 민사법원이 맡는다. 이혼과 병합하는 전략은 상간자 손해배상·이혼 병합 가이드에서 다룬다. 그래서 사안에 따라 두 법원에서 따로 소송을 진행하는 부담이 따른다. 통계로 보면 2025 사법연감 기준 2024년 가사사건 접수는 약 19만 건이며, 재판상 이혼 자체는 감소세이지만 가사 분쟁의 총량은 줄지 않고 있다. 위자료 수준은 실무상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 사이로, 혼인 기간과 부정행위의 정도, 자녀에게 미친 영향에 따라 가감된다.
상간자 책임의 성립 요건
상간자의 책임은 혼인의 존재, 제3자의 부정행위, 기혼 사실에 대한 인식, 그로 인한 정신적 고통이 모두 갖춰질 때 성립한다.
첫째, 보호받는 혼인관계가 있어야 한다. 법률혼이 전형이지만 사실혼도 보호 대상이 된다. 둘째, 제3자가 부정행위를 해야 한다. 부정행위는 성관계에 한정되지 않고 부부의 성적 성실의무를 저버린 일체의 행위를 포함하지만, 단순한 식사나 연락만으로는 부족하고 정도의 문제가 된다. 셋째, 상간자가 상대방이 배우자 있는 사람임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어야 한다. 넷째, 그 행위로 다른 배우자가 정신적 고통을 입어야 한다.
대법원은 부부가 서로 부정행위를 하지 않을 성적 성실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고, 제3자가 부부의 일방과 부정행위를 하여 혼인의 본질인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하면 원칙적으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판단해 왔다. 이때 부정행위를 한 배우자와 상간자가 지는 책임은 공동불법행위로서 부진정연대채무 관계에 있다.
책임이 부정되거나 줄어드는 경우
증거가 충분해도 청구 자체가 성립하지 않거나 위자료가 줄어드는 경우가 있으므로, 증거를 모으기 전에 사안이 청구가 되는 사안인지 먼저 가려야 한다.
대법원 2014. 11. 20. 선고 2011므2997 전원합의체
제3자가 부부 일방과 부정행위를 하여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하면 원칙적으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 다만 부부가 아직 이혼하지 않았더라도 부부공동생활이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된 뒤에 한 성적 행위는 불법행위를 구성하지 않으며, 재판상 이혼청구가 진행 중이거나 청구되지 않은 상태라도 결론은 같다.
여기서 두 가지 방어선이 나온다. 하나는 파탄 시점이다. 부부관계가 이미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깨진 뒤의 행위라면, 그 장면을 담은 증거가 아무리 선명해도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다른 하나는 상간자의 인식이다. 상간자가 상대방이 기혼임을 알지 못했고 알 수도 없었던 경우에는 고의도 과실도 인정되지 않아 책임이 부정된다. 그 밖에 관계의 기간과 정도, 적극성, 혼인의 실질적 상태 등은 위자료 액수를 정하는 요소로 작동한다.
무엇이 증거가 되는가
상간소송의 증거는 부정행위와 상간자의 인식을 뒷받침하는 자료이며, 같은 종류의 자료라도 모으는 방법에 따라 적법한 증거가 되기도 하고 범죄가 되기도 한다.
상간 증거 수집에서 자주 쓰이는 자료는 대화 녹음, 휴대폰과 메신저의 대화 내용, 함께 있는 모습을 담은 사진과 영상, 본인 명의 회선의 통화내역, 호텔이나 선물 결제가 찍힌 카드와 계좌 내역, 출입기록과 같은 정황증거다. 핵심은 이 자료들을 의뢰인이 적법하게 접근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확보했는가에 있다. 다음 표는 같은 증거가 어느 선에서 적법하고 어느 선에서 위험한지를 정리한 것이다.
| 증거 | 적법 영역 (권장) | 형사·위법 위험 (경고) |
|---|---|---|
| 대화·통화 녹음 | 의뢰인이 당사자인 대화·통화 녹음 | 의뢰인이 끼지 않은 배우자·상간자의 대화 녹음 |
| 휴대폰·메신저 | 비밀번호를 알려받아 접근 권한이 있는 범위의 열람 | 잠금 해제·계정 무단 접속 후 열람·전송 |
| 사진·영상 | 공개된 장소에서의 촬영 | 상간자 주거·숙박업소 침입 촬영 |
| 위치 | 본인 명의 차량·기기 | 차량에 GPS·스마트태그 무단 부착 |
| 통신·금융내역 | 본인 명의 회선·계좌, 법원을 통한 사실조회 | 타인 명의 자료를 속임수로 취득 |
증거 자체점검
- 녹음 — 그 대화에 내가 당사자로 참여했는가
- 휴대폰 — 배우자가 동의한 접근 권한의 범위 안인가
- 사진 — 남의 집이나 객실에 들어가지 않고 찍었는가
- 위치 — 추적 장치를 동의 없이 붙이지 않았는가
- 내역 — 본인 명의 자료이거나 법원을 거쳐 받을 수 있는가
적법한 수집 vs 형사 위험
증거 수집에는 두 개의 다른 층위가 있으며, 민사에서 증거로 쓸 수 있는지와 그 수집 행위가 형사 처벌을 받는지는 별개로 판단된다.
민사소송은 자유심증주의를 택하고 있어, 형사소송의 위법수집증거 배제법칙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 위법한 방법으로 모은 자료라도 증거로 인정될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무제한은 아니다.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한 녹음과, 인격권·사생활을 중대하게 침해한 자료는 가사·민사 재판에서도 증거로 쓸 수 없다. 형사 처벌을 무릅쓰고 모은 자료가 정작 재판에서 버려지는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 본인 참여 녹음 — 의뢰인이 당사자인 대화·통화는 상대방 동의 없이 녹음해도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 아니다.
- 권한 있는 열람 — 배우자가 비밀번호를 알려준 범위의 메신저 열람은 정당한 접근 권한 안에 있다.
- 법원의 힘 — 사실조회·문서제출명령·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으로 통화·금융 자료를 적법하게 받는다.
- 타인 간 녹음 — 의뢰인이 끼지 않은 배우자와 상간자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 된다.
- 무단 접속 — 잠긴 휴대폰을 풀거나 계정에 무단 접속해 내용을 빼내면 형법과 정보통신망법 위반이 된다.
- 침입·추적 — 상간자 주거에 침입하거나 차량에 위치추적 장치를 붙이면 주거침입·위치정보법 위반이 된다.
각 위험을 짚으면 이렇다. 의뢰인이 참여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는 것은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제14조 위반으로, 제16조에 따라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정지라는 무거운 형이 따른다. 대화 당사자 한쪽의 부탁을 받아 녹음했더라도, 그 대화가 의뢰인이 끼지 않은 타인 간 대화라면 한쪽의 동의만으로는 처벌을 면하기 어렵다. 반대로 의뢰인이 당사자인 대화나 통화의 녹음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 아니어서, 가장 안전하고 강한 증거가 된다.
잠긴 배우자의 휴대폰을 기술적으로 열어 내용을 알아내면 형법 제316조의 비밀침해가 문제 된다. 비밀번호나 지문잠금이 걸린 전자기록이 여기에 포함된다. 계정에 정당한 권한 없이 접속하거나 권한을 넘어 들여다보고 그 비밀을 빼내 누설하면 정보통신망법 제48조·제49조 위반으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다만 배우자가 미리 알려준 비밀번호로 접속한 경우에는 정당한 접근 권한이 인정되어 무죄로 본 하급심 사례가 있다(울산지방법원 2018고합81). 결국 동의와 권한의 유무가 갈림길이 된다.
상간 현장을 잡겠다고 상간자의 집이나 두 사람이 묵는 숙박업소 객실에 승낙 없이 들어가면 형법 제319조의 주거침입이 된다. 흔한 오해 하나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상간자가 배우자의 승낙을 받아 부부의 공동주거에 들어온 것은, 부재중인 다른 배우자의 의사에 반하더라도 주거침입이 아니라는 것이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입장이다(대법원 2021. 9. 9. 선고 2020도12630 전원합의체). 즉 "상간자가 우리 집에 들어왔으니 주거침입으로 고소하겠다"는 접근은 통하지 않는다. 위험에 빠지는 쪽은 오히려 남의 공간에 들어가는 의뢰인이다.
배우자나 상간자의 차량에 GPS나 스마트태그를 동의 없이 붙여 위치를 따라가는 것은 위치정보법 제15조 위반으로, 제40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다. 최근 법원은 외도를 의심해 배우자 차량에 추적기를 달고 직장에 CCTV를 설치한 사례에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 바 있고, 스토킹처벌법까지 더해지면 처벌 수위는 더 올라간다. 흥신소나 탐정에게 맡기는 경우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탐정 명칭의 사용 자체는 합법이 되었지만, 무단 위치추적이나 도청 같은 조사 방법은 여전히 범죄이며, 위법한 조사를 의뢰한 의뢰인도 함께 책임을 질 수 있다.
절차·증거보전·소멸시효
상간소송은 적법한 증거를 정리하고 부족한 부분을 법원의 절차로 보완한 뒤 시효 안에 청구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적법 증거 정리
본인 참여 녹음, 문자, 본인 명의 결제내역 등 적법하게 확보한 자료를 시간순으로 모은다.
증거보전
없어질 우려가 있는 자료는 소송 전이라도 증거보전 신청으로 미리 조사해 둔다.
법원 통한 수집
사실조회·문서제출명령·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으로 통화·출입·결제 자료를 적법하게 받는다.
청구·산정
부정행위와 인식을 증거로 엮어 위자료를 청구하고, 사안의 요소에 따라 액수를 정한다.
증거보전은 민사소송법 제375조에 따른 절차로, 미리 조사해 두지 않으면 그 증거를 쓰기 어려워질 사정이 있을 때 활용한다. 본인이 직접 확보하기 어려운 통화내역, 호텔 출입기록, 카드 결제내역 등은 흥신소가 아니라 법원의 사실조회·문서제출명령·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으로 받는 것이 정도(正道)다. 위법 위험이 없고 신빙성도 높다.
자주 묻는 질문
"증거는 많이 모으는 것이 아니라 적법하게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위법하게 모은 자료는 법정에서 버려지고, 때로는 모은 사람이 피고가 된다."
이보미 파트너변호사 · 법무법인 화온 (가사·이혼 자문, 법률방송 출연)
본 가이드는 상간소송 증거에 관한 일반적 안내이며, 사실관계에 따라 어떤 증거가 결정적인지와 위자료 산정이 달라진다. 개별 사안에서 무엇을 어떻게 입증할지, 위법 위험을 피하면서 증거를 설계하는 일은 변호사 상담 영역이다.
증거는 모으기 전에 검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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