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간 소송을 받았는데 배우자는 모릅니다 - 이 사건은 '이기는 사건'이 아니라 '피해를 제한하는 사건'입니다
상간 소송 중에는 통상의 손해배상 분쟁과 본질이 다른 사건이 있습니다. 소장을 받은 피고의 배우자가 아직 사실을 모르고, 그 사실이 알려지지 않기를 원하는 사안입니다. 이런 사건에서 가장 큰 변수는 청구금액이 아닙니다. 답변서가 들어가기 전 누군가 보낼 수 있는 한 통의 메시지입니다. 이 글은 그 변수가 어떻게 다루어져야 하는지에 관한 실무 관점입니다.
'이기는 사건'이 아니라 '피해를 제한하는 사건'
이런 유형의 사건에서 의뢰인이 가장 자주 던지는 질문은 "이길 수 있을까요?"입니다. 그러나 질문 자체가 함정입니다. 이 사건은 승소를 다투는 사건이 아니라 피해의 범위를 통제하는 사건입니다. 다투어야 할 것은 책임의 존부가 아니라 청구금액의 산정 근거와 사건의 확산 가능성입니다. 이 두 가지를 같은 사건의 두 트랙으로 분리해 놓고 보면, 그제서야 답변서와 협상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피고가 흔히 빠지는 두 가지 대응이 있습니다. 첫째는 강한 부인 — "나는 별로 잘못이 없고 상대 측이 주도했다"는 방향입니다. 법원의 인상도 좋지 않지만, 더 큰 문제는 원고의 감정을 자극해 통제 불능의 폭로 가능성을 키운다는 점입니다. 둘째는 정반대의 무조건 굴복 — "다 인정할 테니 빨리 끝내고 싶다"는 방향입니다. 이 경우 원고는 배우자 고지를 지렛대로 더 높은 금액을 압박할 공간을 얻습니다.
현장에서 가장 잘 작동하는 포지션은 그 사이에 있습니다. 책임 자체는 다투지 않되, 청구금액의 산정에는 정밀하게 다툽니다. 같은 답변서 안에 두 흐름이 동시에 흐를 수 있습니다.
청구금액과 합의 앵커는 분리된 숫자다
실무에서 가장 자주 오해되는 지점이 여기 있습니다. 소장에 적힌 청구금액은 판결 예상액이 아닙니다. 그것은 협상의 시작점, 즉 합의 앵커입니다. 통상의 사안에서 법원이 인정하는 위자료는 청구액보다 현저히 낮은 구간에서 형성되며, 그 구간 자체도 사건의 기간·관계의 성격·혼인 파탄의 입증 정도에 따라 폭이 큽니다.
대개 합의 협상의 출발점
청구액보다 현저히 낮은 구간이 일반
비밀유지의 가치가 일정 부분 반영
상간자에 대한 손해배상은 민법 제751조 — "타인의 신체, 자유 또는 명예를 해하거나 기타 정신상 고통을 가한 자는 재산 이외의 손해에 대하여도 배상할 책임이 있다" — 와 제806조의 결합 구조에서 인정됩니다. 청구권은 부정행위 사실을 안 날부터 3년 이내에 행사해야 하며, 위자료 산정에는 혼인 기간·유책 정도·자녀의 존부·재산 상태·사회경제적 지위·정신적 고통의 정도 등이 종합 고려됩니다.
실무에서 청구금액 그대로 판결로 인정되는 사안은 드뭅니다. 청구금액과 판결 인정액 사이의 간격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사건 운영의 출발점입니다.
비밀유지의 가치는 별도의 문제입니다. 통상의 위자료 산정 외에 합의에 비밀유지·배우자 무고지·제3자 유포 금지·기존 자료 삭제·위약벌 조항이 결합될 때, 그 패키지 자체가 가지는 가치를 일정 부분 반영해 합의 금액을 조정하는 협상이 가능합니다. 다만 이 가치 반영에는 합리적 한계선이 있습니다. 그 선을 넘어서는 순간부터 합의가 아니라 압박이 됩니다. 그 경계가 어디에 있는지를 사안별로 판단하는 것이 변호사의 일입니다.
합의의 무게는 금액이 아니라 문장에 있다
이런 사건에서 가장 흔한 실수는 합의금의 크기에 모든 협상력을 집중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건의 본질이 노출 차단에 있다면, 합의서의 문장 구조가 합의금의 크기보다 결정적입니다. 누가 의무를 지는가, 어떤 행위가 금지되는가, 위반하면 어떻게 되는가 — 이 세 질문에 대한 답이 빠진 합의는 보호 장치로 기능하지 못합니다.
- 합의금의 크기에 협상력 집중
- 비밀유지 의무는 부수 조항
- 제3자(상간 상대 등) 합의서 밖에 존재
- 위반 시 구제 수단 불명확
- 결과: 시간을 산 영수증
- 합의서의 문장 구조에 협상력 집중
- 비밀유지·무고지·유포 금지 명시
- 관련 제3자도 합의 당사자 또는 확인자로 참여
- 위반 시 위약벌로 사후 통제 가능
- 결과: 가족을 보호하는 문장
특히 결정적인 지점은 관련 제3자의 참여입니다. 원고만 비밀유지 의무를 지더라도, 사건의 다른 한 축에 있는 상대방이 합의서 밖에 남아 있으면 보호는 사실상 불완전합니다. 합의의 우산 안으로 누구를 끌어들일 것인지가, 합의금의 액수를 한 자릿수 깎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결정입니다.
"상간 사건의 합의서는 시간을 산 영수증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가족이 사건과 마주치지 않는 경로를 만드는 문장이 되어야 합니다. 그 차이는 합의금의 액수보다, 합의서의 문장 한 줄에서 갈립니다."
— 오정환 대표변호사 · 법무법인 화온 (前 김앤장 법률사무소)
형사 카드는 보유와 사용의 시점이 다르다
이런 사건에는 보조적인 형사적 쟁점이 따라붙는 경우가 있습니다. 부정행위 관련 자료가 단체대화방 같은 공개된 공간에 게시되었거나, 합의 과정에서 배우자 고지를 명시적·묵시적 압박으로 삼은 정황이 기록으로 남는 경우입니다. 이런 정황은 정보통신망법 제70조의 사이버 명예훼손이나 형법 제350조의 공갈 또는 그 미수와 관련될 수 있습니다.
① 사실의 공개적 게시 — 정보통신망법 제70조는 비방 목적의 사실 적시 명예훼손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허위사실 적시는 7년 이하의 징역으로 정합니다. 부정행위 관련 사적 대화가 공개된 공간에 게시된 경우 검토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② 압박을 동반한 금전 요구 — 형법 제350조는 공갈을 처벌하며, 미수범도 처벌 대상입니다. 다만 손해배상 합의를 요구하는 행위 자체가 곧바로 공갈로 평가되는 것은 아닙니다. 핵심은 금전 요구와 불이익 고지 사이의 견련성, 요구 경위, 금액의 합리성 등이 종합 고려된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이 카드의 운영 원칙은 보유 자체에 있지, 즉시 사용에 있지 않습니다. 즉각적 형사 고소는 상대방의 감정을 폭주시켜 가장 피하고 싶었던 결과 — 가족에게의 직접 고지 — 를 도리어 촉발할 수 있습니다. 증거를 정리해 두되, 카드는 던지지 않은 채 보유하는 것. 카드는 보유 그 자체로 가장 큰 효력을 발휘합니다. 던지는 순간 사라지는 종류의 도구입니다.
두 개의 트랙, 한 개의 목표
이 사건의 운영은 단일한 톤으로 진행될 수 없습니다. 법원에 제출하는 답변서는 점잖아야 합니다. 책임 인정, 청구액의 과다 다툼, 사건의 공동책임적 성격, 혼인 파탄 여부의 입증 필요, 반성과 관계 종료, 조정 희망 — 이 정도의 절제된 톤이 법원에 가장 잘 받아들여집니다. 반면 상대방 대리인과의 협상에서는 조금 더 현실적인 언어가 필요합니다. 판결로 가면 청구액 전부 인용은 어렵다는 사실, 사건의 외부 확산은 별도의 법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 합의에는 비밀유지·관련 당사자 참여·위반 시 통제 장치가 함께 들어와야 한다는 사실 — 이런 메시지는 답변서의 언어로는 전달되지 않습니다.
법원 트랙 — 책임 인정 / 산정 다툼 / 공동책임적 성격 / 파탄 여부 입증 필요 / 조정 희망. 점잖고 절제된 어휘.
협상 트랙 — 판결 인정 가능액 / 외부 확산의 법적 문제 / 합의의 문장 구조 / 관련 제3자 참여.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어휘.
두 트랙을 같은 톤으로 섞으면 양쪽 모두에서 신뢰를 잃습니다. 분리하되 한 방향을 향해야 한다는 점이 운영의 핵심입니다.
마지막으로 — 가장 어려운 진실
마지막으로 의뢰인에게 정직하게 전해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상대방이 이미 소송을 제기했고 사건이 일정 부분 외부에 노출된 단계에 도달했다면, '절대 알려지지 않게 하겠다'는 결과를 100%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변호사가 아니라 누구라도 약속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변호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가능성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통제하는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며, 그 구조는 답변서의 한 단락이 아니라 합의서의 문장 안에 만들어집니다.
좋은 결과는 청구금액의 감액에서 오지 않습니다. 사건이 가족에게 도달하지 않는 경로를 함께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옵니다. 그 경로는 사안마다 다르고, 의뢰인의 우선순위에 따라 다르며, 결정 가능한 선택지의 폭도 다릅니다. 단지 변하지 않는 원칙은 하나입니다. 청구금액과 노출 가능성은 서로 다른 변수이며, 두 변수에는 서로 다른 도구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 구분을 사건의 첫 단계에서 분명히 해 두는 것이 — 결국, 가장 결정적입니다.
오정환 · 법무법인 화온 대표변호사
前 김앤장 법률사무소